"(박)병호가 미안하다고 하던데…" 절친의 사과와 함께 떠난 '3년 정든 팀', 40번으로 '우승 다짐'
[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오재일(38·KT 위즈)가 또 한 번 새로운 출발을 한다.
오재일은 지난 28일 박병호와 1대1 트레이드로 삼성 라이온즈에서 KT 위즈로 팀을 옮겼다.
박병호가 최근 KT에서 출전 기회가 적어지면서 트레이드 및 방출 등을 팀에 요청했다. 결국 오재일이 대상 카드가 됐다. 박병호와 오재일은 절친한 친구 사이.
트레이드 발표 후 오재일과 박병호는 전화 통화를 했다. 오재일은 "(박)병호는 가장 친한 친구다. 친구끼리 트레이드 되니 웃기다는 이야기를 했다. 병호가 자기 때문에 팀을 옮기는 거 같아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괜찮다고 했다. 자기 자리에서 잘하면 다 잘되는거라고 했다. 통화를 길게 했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트레이드가 발표되고 오재일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와서 KT 선수단과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훈련에 돌입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대구에서 서울로 이동하고, 사진 촬영 및 인터뷰 등으로 바빴을 오재일을 배려하며 선발 라인업에서 일단 이름을 뺐다.
오재일은 "지금 잘 모르겠다. 경기 끝나고 늦게 알았다. 홈런 치고 옷 갈아 입는데 알게 됐다"라며 "경기 끝나고 짐 부랴부랴 싸고 오늘 아침에 올라왔다. 지금 운동까지 끝내고 인터뷰까지 하는데 아직 정신이 안 돌아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가족이 가장 당황스러워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하면서 잘 간 거라고 해줬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재일에게 KT는 다섯번째 팀이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오재일은 2009년부터 히어로즈에서 뛰었다. 2012년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그는 2020년 시즌 종료 후 첫 FA 자격을 얻어 삼성과 4년 총액 50억원에 계약했다.
삼성에서 첫 2년 동안 20개 이상의 홈런을 날린 오재일은 지난해 106경기에서 타율 2할3리 11홈런으로 주춤했다. 올 시즌 명예회복에 나서려고 했지만, 22경기에서 타율 2할3푼4리 3홈런를 기록했다.
비록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28일 9회말 대타로 나온 오재일은 홈런을 날리면서 삼성에서의 마지막 타석을 빛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타석이 홈런이었던 만큼, 오재일도 팬들에게도 한결 마음 가볍게 인사할 수 있었다. 오재일은 "홈런을 쳐서 마지막 인사를 건넨 거 같아서 좋다"고 했다.
올 시즌 부진했던 만큼,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오재일은 "안 맞고 있는 시기가 있다보니 환경이 바뀌면 잘 될수 있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기분도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 잘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상태였다. 계속 연습 꾸준히 하면서 몸관리 잘하고 준비하면 KT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KT 적응은 순조로울 예정. 오재일은 "그래도 친한 선수가 몇몇 있다. 처음 보는 선수도 있긴 한데 다들 야구장에서 오래 봤던 얼굴이라 어색하지 않는다. 옷 말고는 어색하지 않고 편한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삼성에서 44번을 달던 오재일은 KT에서 40번을 단다.오재일은 "남는 번호가 지금 몇 개 없어서 그중에서 가장 낫다고 생각한 걸로 했다. 나중에 더 좋아하는 번호가 생기면 그 때 바꾸려고 한다"고 했다.
오재일은 수원에서 62경기에 나와 타율 3할4리 12홈런으로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재일은 "KT에서 잘 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KT라는 팀은 투수력이 너무 좋았다. 타선도 워낙 좋지만 투수력이 너무 좋았다.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운 팀이었다. 타선 또한 워낙 잘치는 선수가 너무 많아서 수원가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KT로 왔지만, 경쟁은 치열하다. 삼성에서는 데이비드 맥키넌이 1루 주전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고, KT에는 문상철이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이 감독도 오재일이 왔지만, 문상철에게 꾸준하게 기회를 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오재일은 "주전을 생각하기 보다는 하루 하루 한 타석 한 타석 나에게 주어진 역할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을 하려고 하다. 좋은 결과가 지속되다 보면 경기도 많이 나갈 수 있다. 또 경기에 못 나가더라도 내가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다. 나는 야구를 즐겁게 하고, 표정이 밝은 사람인데 최근에 야구가 안돼서 처져 있었다. 이제 팀도 바꾸고 했으니 더 재밌게 한다. 후배들에게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테니 그런 거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오재일이 KT에서 좋은 흐름을 가져다주길 바랐다. 오재일은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착하게 살았다. 이제 KT가 우승할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오재일은 "3년 동안 진짜 너무 야구장 안팎에서 관심과 응원을 주셨다. 3년 전 처음에 대구에 갔을 때 많은 환영을 해주셨다. 내가 (KT에) 올 때도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3년이었던 거 같다. 항상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야구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오재일은 또한 KT 팬에게 "오늘 합류했는데 우승하는데 있어서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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