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후 일사천리…긴장 속 이뤄진 박병호의 삼성행, 주사위는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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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야구계를 흔들었던 '박병호 이슈'가 삼성 라이온즈행으로 마무리됐다.
LG 트윈스 시절 '신인' 박병호와 룸메이트를 했던 이병규 삼성 수석코치는 자신만의 표현으로 후배를 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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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수도권 연고팀 입단…"모두 적응하겠다"
(대구=뉴스1) 문대현 기자 = 이틀간 야구계를 흔들었던 '박병호 이슈'가 삼성 라이온즈행으로 마무리됐다. 좋은 선택일지, 나쁜 선택일지 알 수 없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본인이 성적으로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박병호는 KT 위즈 소속이던 지난 26일 성적 부진으로 2군행을 지시받았다. 이후 이틀 만인 28일 삼성 오재일과 1대1 맞트레이드 돼 팀을 옮겼다. 발표 직후 대구로 내려간 박병호는 29일 팀에 합류했고, 당일 경기까지 출전했다.
모든 것이 일사천리인 것처럼 보이지만 속사정은 그렇지 않았다. 두 달 가깝게 구단과 선수 간 의견 조율 과정이 있었다.
시즌 초반 부진에 허덕이며 입지가 좁아졌던 박병호는 4월부터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선수로서 더 기회를 받을 수 있는 팀을 찾으려 했지만, 항명과 같은 불성실한 태도는 아니었다.
KT에서 현역 생활을 끝맺으려 했던 박병호는 현 상황이 이어지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구단에 정중하게 자신의 뜻을 전했다.
KT 구단도 선수의 의사를 존중해 트레이드를 알아봤지만, 카드를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러가자, 박병호는 조심스럽게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다. 이미 자존감도 많이 떨어진 뒤였다.
이후 삼성이 박병호에게 큰 관심을 표하면서 상황은 급변했고, 현재 삼성에서 활용도가 크지 않은 오재일이 카드로 맞춰지면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29일 정오께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첫 출근한 박병호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가득해 보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팀을 옮겨 적응해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지 않은 듯했다. 특히 삼성의 간판스타였던 오재일을 내보내고 들어왔다는 주위의 시선도 부담스러웠다.
삼성 선수단은 박병호를 따뜻하게 맞았다. 강민호, 김재윤, 전병우 등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이 두 팔 벌려 새 동료를 환영했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박병호와 함께 나섰던 원태인도 "박병호 선배님을 대구에서 상대할 때 위압감이 컸다. 우리 팀에서 좋은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LG 트윈스 시절 '신인' 박병호와 룸메이트를 했던 이병규 삼성 수석코치는 자신만의 표현으로 후배를 반겼다. 이 코치는 "그땐 진짜 어렸는데 지금 이렇게 커서 다시 만나게 되니 새롭다. 새 팀에 왔으니 무조건 잘해야 하지 않겠나. 홈런 많이 못 치면 은퇴해야지"라며 웃었다.
많은 동료의 환영을 받고 라이온즈파크에 입성했으나 정작 박병호는 얼떨떨한 듯 계속 자기 유니폼을 바라보며 옷매무새를 고쳤다. 과거 히어로즈에서 적지 않은 시간 함께 했던 김혜성도 박병호를 바라보고 "진짜 안 어울려요"라며 짓궂게 웃었다.
아직은 어색함이 크지만, 박병호의 각오는 대단하다. 어쩌면 프로 종착지가 될 수 있는 삼성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각오다.
박병호는 "그동안 학창 시절과 프로팀을 거치며 (미국을 제외하곤) 수도권을 벗어난 적이 없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대구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낯설고 긴장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 프로 선수"라며 "많은 삼성팬이 내 장타를 기대해주시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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