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부실 본격화…저축은행업계 1분기 연체율 8.8%·1543억 순손실
연체율 작년 말보다 2.25%P 급등
불황 탓 이자수익·비용 모두 감소
경영실적·건전성 지표 계속 ‘악화’
저축은행들이 올해 1분기 1500억원대의 적자를 냈다. 연체율은 3개월 만에 2%포인트 넘게 증가해 8.8%까지 뛰었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본격화하면서 경영실적과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 1분기 저축은행(전국 79개)이 15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직전 분기(4155억원 손실)보다는 손실폭이 줄었지만, 지난해 동기(527억원 손실)보다는 손실 규모가 1016억원 확대된 것이다.
저축은행의 1분기 이자이익은 총 1조4088억원이었다. 전년 동기(1조3913억원)보다 175억원 증가한 것인데, 이는 이자수익과 이자비용이 모두 감소한 가운데 이자비용이 더 많이 줄면서 생긴 불황형 흑자로 볼 수 있다.
저축은행들이 쌓은 대손충당금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의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은 1조2292억원에 달해 전년 동기(1조966억원)보다 1326억원 증가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고 대출자들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저축은행 1분기 연체율은 8.8%로 지난해 말(6.55%)보다 2.25%포인트 뛰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은 11%, 가계대출 연체율은 5.25%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3.52%포인트, 0.24%포인트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가 늘어난 건 저축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PF사업장의 연체가 계속되며 부실이 본격화했기 때문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말하는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0.32%로, 지난해 말(7.73%)보다 2.59%포인트 상승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전반적으로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으나 대손충당금 적립률과 손실흡수능력을 감안하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14.35%)보다 0.34%포인트 오른 14.69%를 기록했다. 유동성비율은 227.27%,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2.99%로 법정 기준인 100%를 웃돌았다. 총자산은 122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26조6000억원)보다 3.1% 줄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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