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대장주 굳힌 '불닭의 어머니'… 주식부자 반열 '성큼'

연희진 기자 2024. 5. 30.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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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이 결국 일을 냈다."

약 20년 만에 삼양식품이 라면 대장주에 오른 후 자리를 굳히고 있다.

더블유자산운용의 종목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빅데이터 조사 현황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의 틱톡 해시태그 'buldak' 언급 수는 연초 4만4000건에서 이달 25일 7만3700건으로 급증했다.

LA타임스 역시 '매운 라면이 어떻게 한국 라면을 개척한 회사를 구했나'라는 기사를 보도하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오너가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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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포커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지난 3월6일 경남 밀양시 부북면 나노융합국가산업단지에서 진행된 밀양2공장 착공식에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공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불닭'이 결국 일을 냈다."

약 20년 만에 삼양식품이 라면 대장주에 오른 후 자리를 굳히고 있다. 농심이 라면 대장주 자리를 내준 것은 1995년 한국거래소가 개별종목 시가총액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9일 삼양식품의 종가는 53만8000원으로 시가총액 4조52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날 농심은 47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쳐 시총 2조9075억원이다. 시총 차이가 1조원이 넘는다.

삼양식품의 주가가 오르면서'불닭의 어머니'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도 크게 뛰었다. 김 부회장의 삼양식품 지분율은 4.33%(32만5850주)로 개인으로는 최대 주주다. 1주당 52만원으로 가정해도 약 1694억원에 달한다.

삼양식품 주가의 무서운 상승세는 불닭볶음면의 전 세계적인 흥행 덕이다. 더블유자산운용의 종목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빅데이터 조사 현황에 따르면 불닭볶음면의 틱톡 해시태그 'buldak' 언급 수는 연초 4만4000건에서 이달 25일 7만3700건으로 급증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buldak'도 같은 기간 1만5000건 증가했다.

오지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래퍼 카디비, 까르보불닭 소녀 등 자발적 틱톡 바이럴 마케팅에 힘입어 불닭볶음면 판매가 늘었다"고 했다. 올 1분기 삼양아메리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9.8% 증가한 565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삼양식품 제2도약 이끈 '불닭의 어머니'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선포식을 개최한 가운데 김 부회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양라운드스퀘어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히트에 김 부회장에 대한 언급이 잦아지고 있다. 불닭볶음면을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젊은 사람들이 매운 찜닭집에서 줄 서서 기다리는 것을 보고 불닭볶음면 개발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명 불닭 맛집 등을 찾아다니며 여러 소스를 연구한 뒤 불닭볶음면을 탄생시켰다.

특히 미국에서 '불닭신화'에 관심이 크다. 올해 초 미국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김 부회장을 집중조명했다. 그를 "500억달러(약 66조원) 규모의 라면 시장을 뒤흔든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LA타임스 역시 '매운 라면이 어떻게 한국 라면을 개척한 회사를 구했나'라는 기사를 보도하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과 오너가를 조명했다.

김 부회장이 이끄는 삼양식품의 주가는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수 침체에도 불닭볶음면의 해외 매출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법인은 주요 대형 거래처 입점 확대가 이어지고 있고 중국 법인도 올해 들어 본격 영업을 시작해 판매 확대는 이제 시작"이라며 "역사적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가파른 실적 전망치 상향으로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했다.

삼양식품은 가파른 수출 성장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1643억원을 투입해 밀양2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완공 시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24억개로 증가하게 된다.

김 부회장은 밀양2공장을 착공하며 "밀양1공장, 2공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수출 물량을 생산하게 된다면 우리는 초격차 역량강화를 통해 글로벌 메이저식품 기업으로서 위용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연희진 기자 to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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