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UAE 대통령과 '경제협력' 강화…'새로운 중동붐' 모멘텀

CBS노컷뉴스 박정환 기자 2024. 5. 30.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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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첫 방한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
아랍 국가 최초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체결
UAE 방문에서 약속 받아낸 '300억 달러 투자' 재확인
에너지, 경제와 투자, 국방기술 등 협력 강화
환영식에 '블랙이글스' 축하 비행 등 최고 예우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아랍에미리트(UAE) 협정 및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경제 협력'을 한층 강화했다. 아랍 국가와 최초로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체결하고, 300억 달러 투자 약속을 재확인한 점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대통령실은 '새로운 중동붐'의 모멘텀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한·UAE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체결했다. 우리나라가 아랍권 국가와 이 협정을 체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해당 협정이 발효되면 양국은 향후 10년에 걸쳐 상품 품목 수 기준 각각 92.5%, 91.2%의 시장을 상호 개방하게 된다. 무기류와 10인 이상 대형 전기차·의료기기·의약품·화장품 등의 관세도 즉시 철폐되며, 인삼류·조미김·멸치·전복 등 우리 주요 농산물도 관세 철폐 혜택을 보게 된다.

대통령실 박춘섭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FTA(자유무역협정)는 상품·서비스·교역 자유화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CEPA는 여기에 투자 분야가 추가되는 성격"이라며 "아직 UAE와 CEPA를 체결하지 않은 미국, EU(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에 비해 우리 기업의 수출 여건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또 회담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으로부터 UAE 측의 300억 달러(약 40조 원) 투자 약속을 재확인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우리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UAE를 국빈 방문해 무함마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300억 달러규모의 투자 약속을 받아냈다. UAE 역대 국가 간 최대 투자 규모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300억 달러 투자 공약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는데 만족감을 표했다"며 "이번에 UAE 측이 60억 달러 이상 규모의 투자 기회 검토에 들어가는 등 투자 협력이 원활히 이뤄진 것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전통적 에너지 및 청정에너지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경제와 투자 △국방과 국방기술 등을 주제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전통적 에너지·청정 에너지 분야에서는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와 우리 기업 간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건조의향서'가 체결됐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최소 6척, 15억 달러(2조463억 원) 규모의 LNG 선박을 수주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 박 수석은 "향후 추가 발주 옵션도 포함됐다"며 "최종 계약은 이르면 상반기 내 체결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평화적 원자력 에너지 분야와 관련해선 바라카 원전을 통한 양국 간 협력에 기반해 후속 원전 건설, 원자력 연료 공급망, 소형모듈원전(SMR)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무함마드 대통령은 "한국과의 원자력 협력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국방·국방 기술 분야에선 아크 부대를 중심으로 한 국방 협력 심화, 양국 간 논의 중인 방산 협력의 조기 성과 도출 등 협력 강화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다. AI(인공지능) 등 첨단기술과 에너지·인프라·원전 등의 제3국 공동진출, 중소벤처 분야, 지식재산 등의 분야에서도 양국이 협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UAE가 다른 나라에 개방하지 않은 온라인 게임 서비스 분야를 우리나라에 최초로 개방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양 정상은 회담 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을 비롯한 19건의 협정·MOU(업무협약)·의향서 서명식에 임석했다. 대통령실은 "중동 국가와의 활발한 정상외교를 통해 조성된 '새로운 중동붐'의 모멘텀을 강화하고, 구체적 결실을 이뤄가는 경제외교, 민생외교를 시현했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300억 달러 투자 재확인과 관련 "지난해 1월 300억 달러 투자 약속 이후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상당 부분의 투자가 이미 이뤄졌다"고 밝혔다. 방산 분야 협력에 대해선 "현재 국산 차세대 헬기, 전투기, UAE의 방어망을 확고히 구축하는 데 필요한 우리의 역량들을 하나하나 협의해 가고 있고, 하나씩 확정돼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UAE 대통령 첫 방한…'최고 예우'로 맞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가 28일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에 들어온 뒤 우리 공군 F-15K 전투기가 호위 비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함마드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2022년 5월 취임 이후 첫 처음이다. UAE 현직 대통령의 최초 국빈 방한이기도 하다. 대통령실은 "그에 걸맞는 최고의 예우로 맞이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먼저 무함마드 대통령 방한 당시 탑승한 UAE 대통령기는 지난 28일 우리나라 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한 후, 우리 공군 전투기 'F-15K' 4대의 호위를 받으며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는 무함마드 대통령과 친교 일정과 만찬을 함께했다. 서울 창덕궁 후원을 방문해 중심 정원인 부용지 일대를 함께 산책했고, 환영의 의미를 담은 전통 궁중무용 공연인 '학연화대무(鶴蓮花臺舞)'를 관람했다. 양 정상은 이어 청와대 만찬장으로 이동해 만찬을 함께 했다. 친교 일정에는 무함마드 대통령의 장녀인 마리암 대통령실 국책사업 담당 부의장이 동행하기도 했다. 마리암 부의장이 해외 국빈 방문에 동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의미가 남다르다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29일 열린 공식 환영식에선 윤 대통령은 김 여사와 함께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무함마드 대통령을 영접하고 의장대를 사열했다. 환영식에는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축하 비행에 나섰고, 전통의장대와 취타대 100명, 아크부대원 500여명, 어린이 환영단 130여명이 참여해 무함마드 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의 마지막 방한 일정으로 한남동 관저에서 친교 차담을 했다. 양국 정상은 차담에서 UAE 대통령으로서는 최초인 이번 국빈 방한이 역사적 방문이자,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알리는 이정표가 됐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윤 대통령은 무함마드 대통령과 관저 정원을 함께 거닐며 친교를 쌓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차담에는 김 여사와 마리암 부의장도 함께했다. 김 여사는 마리암 부의장에게 "한국을 첫 국빈방문 수행 국가로 선택해 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고, 마리암 부의장은 "첫 국빈방문 수행을 한국으로 오게 돼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그러자 무함마드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여사는 차담 중 지난해 1월 윤 대통령과 UAE 국빈 방문 했을 때 무함마드 대통령의 모친인 파티마 여사가 아부다비 바다궁으로 초청해 만찬을 열어준 데 대해 감사를 전했다. 감사의 뜻을 담아 파티마 여사에게 쓴 편지를 전달했다고도 한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여사님께서 보여주신 한국과 저희 부부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결코 잊을 수 없다. 한국과 UAE 두 나라의 성숙한 우정이 역사 속에 빛나는 업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굳게 믿는다"며 "언제나 여사님의 건강과 행복을 바라는 저의 마음을 잊지 말아달라"고 적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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