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명 시대 여는 인천공항, 글로벌 빅3 된다
인천국제공항이 오는 11월 4단계 건설 공사를 마무리하고 연간 1억명을 수용하는 ‘메가(mega·엄청나게 큰) 공항’으로 재탄생한다. 공항 설비가 감당할 수 있는 연간 여행객 수를 의미하는 여객 용량 기준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튀르키예 이스탄불 공항에 이은 세계 3대 공항에 올라서는 것이다. 항공 업계에선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2001년 이후 ‘제2의 개항’이란 평가가 나온다.
인천공항공사는 “4조8000억원을 들여 네 번째 활주로를 짓고 제2여객터미널을 두 배가량으로 확대하는 ‘4단계 공사’가 오는 11월 마무리된다”고 29일 밝혔다. 인천공항공사는 전날 공사 현장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현재 공사 진행률은 97%가량이다.
지난 7년간 진행된 공사의 핵심은 제2여객터미널 확장이다. 2018년 1월 문을 연 제2여객터미널은 여객 용량이 2300만명으로 제1여객터미널(5400만명)의 절반이 채 안 됐다. 이번 공사를 통해 면적을 73만4000㎡로 기존의 두 배로 늘려 5200만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된다. 축구장 48개 규모의 터미널이 새로 생기는 셈이다. 화물 취급 용량도 500만t에서 630만t으로 증가한다.
승객들이 편리하게 공항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들도 확대된다. 인천공항은 11월부터 사전 등록한 생체 인증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스마트 체크인’을 도입한다. 현재는 공항 체크인부터 비행기 탑승 때까지 여권과 티켓을 최소 5번 꺼내야 한다. 불편할 뿐 아니라 여권이나 티켓을 분실하는 경우도 많다. 앞으론 안면 정보 등 생체 정보를 미리 공항에 등록해 두면 여권을 꺼내지 않고도 티켓 발권과 체크인, 입국 수속 등을 빠르게 할 수 있다. 28일 방문한 공사 현장에는 수속을 위한 셀프 체크인 기기 106대가 새로 설치되고 있었다. 기존 210대에 더해 총 316대가 운영될 예정이다.
수하물 검사도 빨라진다. 현재 2차원 기반 엑스레이 방식이 3차원 시스템으로 바뀐다. 지금은 가방에서 노트북 등 개인 수하물을 일일이 꺼내 별도로 검사받아야 하지만 앞으로는 물건을 꺼낼 필요가 없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1시간 이상 걸리던 출국 수속 시간이 40분가량으로 단축될 것”이라고 했다.
고객 휴식을 위해 ‘실외 정원’이 마련되는 것도 변화 중 하나다. 현재는 출국 수속 후 보안 구역에 들어가면 야외로 나갈 수 없다. 이는 글로벌 주요 공항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새로운 공항 시설에는 정자를 갖춘 실외 정원이 조성됐다. 지붕을 뚫는 방식으로 보안은 유지하면서 바깥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한 것이다. 실외 정원에는 서울 창덕궁 승재정을 재현하기도 했다.
제2터미널 입·출국장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 전광판도 들어선다. 각각 가로 길이 60m·78m 규모다. 여기엔 비행편 시간과 운항 현황 등이 그래픽으로 표시된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공항을 1억명이 이용하는 시기는 2031년쯤으로 전망된다”며 “코로나 사태 전 기록했던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하고 글로벌 공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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