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토트넘…VAR 오류 없었다면 ‘챔스티켓’
김세훈 기자 2024. 5. 30. 05:10
이번 시즌 총 31번 잘못 판정
제대로 됐다면 빌라 ‘승점 -2’
4위와 5위 순위 뒤바뀌어
최다 피해 팀은 리버풀
내달 6일 폐지 찬반투표
비디오판독시스템(VAR)이 항상 올바른 판정만 내리는 것일까. VAR 실수로 이득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팀은 없을까.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이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발생한 VAR 판정을 집중 분석했다. ESPN은 28일 “ESPN이 이번 시즌 31차례 VAR 오류 목록을 공개한다”며 “팀에 따라 득실을 따져보고 가상 순위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오류 목록은 KMI(Key Match Incidents Panel)가 분석한 것이다. KMI는 전문 선수, 지도자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패널이다.
ESPN과 KMI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VAR 실수로 가장 많이 피해를 본 팀은 브라이턴, 리버풀, 노팅엄 포레스트로 각각 4차례다. 득점 또는 실점 여부, 레드카드, 페널티킥 선언 여부 등에서 피해를 봤다. 울버햄프턴도 세 차례 손해를 본 것으로 분석됐다. 받아야 하는 페널티킥 1개, 상대에게 잘못 부여된 페널티킥 2개다. 애스턴 빌라, 뉴캐슬,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각각 세 번 득을 봤다. 애스턴 빌라, 에버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웨스트햄은 VAR로 손해를 보지 않은 팀이다. 이익을 얻지 못한 클럽 두 팀은 울버햄프턴과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네번 피해를 입었다.
득점만 살펴보면 가장 득을 본 구단은 풀럼으로 +5골이다. 2골은 골로 인정받았고 3실점이 무효 처리됐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울버햄프턴은 둘 다 -5로 치명적이었다. 반면, 크리스털 팰리스와 토트넘은 4골씩을 VAR 결정으로 실점했다.
만일 VAR 오류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최종 순위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노팅엄은 승점 3을, 울버햄프턴은 승점 2를 더 얻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셰필드 유나이티드는 나란히 1점을 더 챙겼다. 애스턴 빌라는 승점 2를 잃으면서 실제 순위보다 한 단계 낮은 5위로 밀리는 반면, 토트넘은 5위에서 4위로 올라간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도 오류로 승점 2를 추가해 7위로 올라간다.
VAR 오류는 주로 페널티킥, 레드카드 결정에 집중된다. ESPN은 “페널티킥 4개가 잘못 부여됐고 7번은 부여됐어야 했는데 부여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레드카드 결정에 대해서는 “5명이 심한 파울로, 2명이 폭력으로, 1명이 명백한 골 기회 방해로 레드카드를 받아야 했다”며 “반면, 레드카드 두 장은 철회됐어야 했다”고 ESPN은 주장했다.
수치상 VAR 판정은 개선되고 있다. 2023~2024시즌에는 31차례 VAR 오류가 발생했는데 2022~2023시즌 38차례에 비하면 향상됐다. 프리미어리그는 판정 정확도가 VAR 이전 82%에서 VAR 이후 96%로 상승했다고 자평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019~2020시즌부터 5년 동안 VAR이 활용됐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5년간 VAR 판정을 종합한 결과 18차례 손해를 봤다. 33차례 VAR 판정에서 15번만 득을 보는 데 그쳤다. 반면 브라이턴은 8차례, 리버풀은 5차례 득을 봤다. 울버햄프턴은 다음 시즌 VAR를 완전히 폐지하자며 프리미어리그 총회에 정식으로 발의했다. 프리미어리그 이사회는 다음 달 6일 열린다. 20개 구단 중 3분의 2 이상, 즉 14개 구단 이상이 찬성하면 VAR이 폐지될 수 있다.
울버햄프턴은 “VAR 도입 결정이 좋은 의도, 축구 및 프리미어리그 이익을 중시하며 이루어졌다”면서도 “그러나 이로 인해 팬들과 축구 사이 관계가 손상되고 프리미어리그 브랜드 가치를 떨어뜨리는 부정적 결과도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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