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지사 선거 '여성 거물 2파전' 가열… 후보도 못 낸 자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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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가 여성 거물 정치인들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역 고이케 유리코 도쿄지사의 3선 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민주진영의 스타 정치인 렌호 입헌민주당 참의원(상원)이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 지원을 받을 경우 여야 대결 구도를 만들려는 렌호 의원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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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호 "반자민당", 고이케 "도정에 속도"
부전패 피하려는 자민당… 고이케는 부담
7월 일본 도쿄도지사 선거가 여성 거물 정치인들의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역 고이케 유리코 도쿄지사의 3선 도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본 민주진영의 스타 정치인 렌호 입헌민주당 참의원(상원)이 도전장을 내민 모양새다. 그러나 정작 집권 자민당은 '자민당 계파 비자금 사건'에 대한 비판 여론에 후보도 못 내는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다.
29일 일본 아사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고이케 지사는 이날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열리는 도의회 6월 회기 안에 출마 여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뉴스 앵커 출신에 당대표 오른 두 여성
앞서 지난 25일 마이니치신문 등은 고이케 지사가 도의회 정례 회기가 시작된 이날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고이케 지사는 이날 선거에 대해 말을 아꼈다. 그는 다만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저출산고령화와 인구 감소 문제가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도쿄라서 할 수 있는 것을 실행하는 속도감, 도정의 움직임을 가속할 것"이라며 도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의 3선 출마는 사실상 발표 시점만 남은 분위기다. 자신이 특별고문인 지역 정당 '도민퍼스트회'와 도의회 공명당 의원들이 전날 고이케 지사에게 3선 도전을 요청했고, 그는 "현직 지사로서 여러분과 잘 대응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도의회 내 관계자는 아사히에 "이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것은 렌호 의원과 경쟁적으로 출마 선언을 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자인 렌호 의원이 '반(反)자민당, 비(非)고이케'를 선거 구호로 내건 만큼, '고이케 대 렌호' 구도가 굳어질까 경계한 셈이다. 렌호 의원은 앞서 지난 27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자민당 정치 연명에 일조하는 고이케 도정을 리셋하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TV뉴스 진행자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해 스타 정치인으로 성장했다.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에서 이름을 떨쳤지만,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갈등이 깊어지면서 당을 나왔다. 2016년 처음 지사에 당선된 뒤 도민퍼스트회와 전국 정당 '희망의 당'을 만들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 역대 도쿄도지사 중 처음으로 추도문 송부를 거부하는 등 우익 성향으로 분류된다. 렌호 의원은 행정쇄신장관과 민진당(옛 입헌민주당) 대표를 지냈다. 일본 후지TV 계열의 뉴스네트워크인 FNN은 "두 사람 모두 각자 수백만 표 이상을 결집할 힘을 가진 만큼 격전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후보 내지 않고 고이케 지원하려는 자민당
스타 여성 정치인 간 빅매치로 관심이 커졌지만, 정작 자민당은 조용하기만 하다. 비자금 사건에 대한 비판 여론에 최근 선거에서 연이어 패하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대신 고이케 지사를 지원해 이번 선거를 보수진영의 승리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의 지원이 탐탁지만은 않다. 여당의 조직력을 이용할 수 있지만, '반자민당' 정서로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렌호 의원의 출마로 '도정 책임자'를 뽑는 데 주력했던 과거와 달리 선거 구도가 '자민당이 지원하는 고이케'와 '반자민당 렌호' 사이의 '여야 대결'로 바뀌자 자민당 지원이 달갑지 않게 된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케 지사는 자민당 지원을 받을 경우 여야 대결 구도를 만들려는 렌호 의원 전략에 말려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고 짚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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