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중’ 라이칭더 총통 취임 8일만에… ‘친중’ 야당, 총통권한 축소 법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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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인 대만 입법원(국회)에서 28일 의회 권력을 강화하고 총통 및 행정부의 권한을 축소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반(反)중국 성향이 강한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취임 8일 만에 이 법안이 통과되자 집권 민진당 및 지지층은 "중국만 이득을 볼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다만 의회 통과 후에도 총통이나 행정원이 법안을 거부할 수 있어 최종 발효 여부는 불분명하다.
민진당 지지 성향의 시민들은 법안 통과 당일인 28일 밤에만 약 7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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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당 지지 7만명 항의 시위
대만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입법원은 참석 의원 103명 중 58명의 찬성으로 이 법안을 가결했다. 입법원 113석 중 국민당과 민중당은 각각 52석, 8석을 보유하고 있다. 두 당이 협력하면 민진당(51석)이 대항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 법안은 그간 선택 사항이었던 총통의 의회 국정연설을 의무화했고, 총통이 반드시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도록 했다. 각종 기밀문서에 대한 의원들의 접근권을 확대했고, 의원들이 공무원과 민간인을 마음대로 공청회에 출석시킬 수 있다. 공청회에서 거짓 증언을 하면 최대 20만 대만달러(약 845만 원)의 벌금 혹은 징역형에 처해진다. 국방비 등 정부 예산에 대한 의회 통제권도 강화된다.
다만 의회 통과 후에도 총통이나 행정원이 법안을 거부할 수 있어 최종 발효 여부는 불분명하다. 줘룽타이(卓榮泰) 행정원장(총리)은 법안 통과 직후 “이 법은 국민의 권리와 이익을 침해하고 권력 분립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반발했다.
라이 총통이 이를 거부한다면 야권이 거세게 반발하며 극심한 분열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민진당과 국민당 의원들은 17일에도 이 법안 통과를 놓고 의회에서 난투극을 벌였다.
민진당 지지 성향의 시민들은 법안 통과 당일인 28일 밤에만 약 7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야권이 충분한 토론 없이 졸속으로 법안을 처리하려 한다”고 항의했다. 현장에는 ‘중국은 대만에 간섭하지 말라’ ‘어제의 홍콩은 오늘의 대만’ 등 반중 구호도 등장했다.
이 시위가 타이베이 입법원 건물 주변의 칭다오둥루(靑島東路)에서 주로 벌어졌기에 일각에서는 ‘파랑새 운동’으로도 부른다. ‘칭다오’가 행복 및 둥지 보호를 상징하는 ‘칭냐오(靑鳥·청조)’ 즉 파랑새와 발음이 비슷하다는 데서 착안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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