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칼럼] 한화도, KBO도 타이밍이 문제야

기자 2024. 5. 3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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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원호 감독이 훈련을 지휘하는 모습. 최 감독은 지난 27일 자진 사퇴 형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연합뉴스


반등 가능한 5월인데
또 감독 바꾸며 불행 자초
윗선 조급할수록 현장 불안
갈길 먼 시즌에 시야 너무 좁아


심판 불안감만 높인
성급했던 ABS 도입
한꺼번에 열계단 성장 욕심
탈 날 수밖에


올해 프로야구는 5월을 보내며 흐름이 바뀌고 있다. 5월 중순부터 각팀마다의 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두산이 올라왔고, 롯데가 나아졌다. KT도 고개를 들었다. LG도 이기기 시작했다.

사실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는 4월을 지나 5월 중순에 이르면 고개를 들거나 거꾸로 고개를 숙이는 팀이 나온다. 힘있는 팀은 이때를 전후로 올라온다. 반대로 힘이 부족한 팀은 5월 중순 이후 6월 사이 떨어진다. 그런 팀도 때때로 6월 말 7월 초에는 다시 고개를 들어 올릴 기회를 잡기도 한다.

전체 페넌트레이스는 대개 그런 흐름을 탄다. 결국에는 그 흐름 하나하나를 어떻게 보고, 어떤 식으로 대처할지 문제다. 그때마다 자꾸 손을 대기 시작하면, 구성원들은 불안해서 야구를 못 한다. 성급한 판단이 조직을 망가뜨리기도 한다. 감독이 바뀌는 사고나 돌발 변수가 일어나는 배경이 되기도 한다.

최근 보면 5월에 감독이 바뀌는 경우가 무척 많아졌다. 한화도 타이밍이 공교롭다. 작년에도 나빴다가 좋아질 때 감독을 바꾸더니 이번에도 같은 타이밍에 감독을 바꿨다. 이제 정규시즌 3분의 1을 한 시점이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흐름을 보자면 한화 또한 살아 올라오는 타이밍일 수 있다.

올시즌 연승과 연패가 많고 전반적으로 오르내림이 심한 것은 장기 계획 속에 야구를 하지 못하는 탓 아닌가 싶다. 한화는 특히 더 그런 점에서 판단 능력이 아쉬울 때가 많았다. 대한민국 야구의 베스트 감독 대부분이 한화로 갔는데도 무엇 때문에 잘 안됐는지 따져볼 일이다.

올해 한화는 출발 시점에서부터 길게 보는 여유가 없어 보였다. 류현진이 시즌 준비가 촉박한 나머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다. 문동주도 자기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런데도 개막 초반 먼저 썼다. 아무래도 외적인 인기와 관심도까지 의식한 결정 아닌가 싶었다. 그런 면에서 그저 현장만의 판단이었나, 하는 생각도 든다. 또 그렇게 한 시합을 쫓아야 했을까, 곱씹어볼 일이다.

올해는 유난히 프로야구에 파도가 많이 친다. 가장 큰 파도는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었다. KBO부터 흔들렸고, 판정 문제도 생겼다. 사실 ABS(자동 볼 판정시스템) 도입은 너무도 비약적이었다. 한 계단, 두 계단 올라가야 하는데 한꺼번에 아홉 계단, 열 계단을 올라가려 하니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KBO의 당초 ABS 도입 취지 중 하나는 판정 트러블을 줄여 심판위원들의 불안감을 줄이자는 것으로 들었는데 반대로 심판들의 불안감을 더 키우고 말았다. 시즌 전 심판위원장이 바뀌었고, 시즌 도중 심판위원들이 줄징계를 받았다. 심판 수가 모자란다는 얘기까지 들리는데, 심판들도 불안감 속에 야구를 하는 듯싶다. 그래서 한편으론 ABS 도입 절차는 다시 봐도 아쉽다. ABS 도입까지 심판들을 포함해 모두가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다면 얼마든지 많은 이야기가 나왔을 것이다. 한 사람이 중심이 돼 모든 걸 해결하려 하다 보니 한쪽으로 흘러가 버린 측면이 있다

얼마 전, 현 KBO 커미셔너에게 심판진을 KBO로부터 분리, 독립시키자는 생각을 전달한 적이 있다. 시즌 초부터 문제가 여럿 터졌고, 지금도 흔들리고 있는데 사안마다 커미셔너가 나타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심판들을 불안하게 할까 싶은 생각이 든다.

이제 5월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올해를 보자면, 각 팀 감독과 심판 가릴 것 없이 큰 불안 속에 야구를 하는 것이 보인다. 크게 또 멀리 볼 수 있는 시야라는 게 사라졌다. 6월과 7월, 그리고 8월, 9월, 10월까지 올해는 갈 길이 더 멀어 보인다.



김성근 최강야구 몬스터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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