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팀 위해 써달라”
2021년부터 친정팀 FC바르셀로나 사령탑을 맡은 사비 에르난데스(44·스페인) 감독은 올 시즌 심한 부침을 겪었다. 2022-2023시즌 스페인 라 리가 우승을 이끈 그는 이번 시즌엔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지난 1월 라 리가 선두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 차가 10점까지 벌어지자 “감독이기 전에 바르셀로나 팬으로 이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며 시즌이 끝나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안 라포르타 바르셀로나 회장의 설득으로 내년 6월까지인 계약 기간을 지키기로 했는데 결국 구단은 지난 24일 사비 감독과 결별을 발표했다. 올 시즌 바르셀로나는 라 리가에서 레알 마드리드(승점 95)에 이어 2위(승점 85)를 했고, UEFA 챔피언스리그와 코파 델 레이에선 8강에서 탈락하며 ‘무관(無冠)’에 그쳤다.
사비 입장에선 이랬다 저랬다 한 구단 결정에 서운할 수 있었다. 그 마음을 남은 1년 계약 기간에 대한 위약금으로 달랠 수도 있었는데 바르셀로나 레전드 출신인 그는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은 구단을 위해 거액을 포기하는 통 큰 결정을 내렸다. 스페인 매체 문도 데포르티보는 “사비가 받을 수 있는 위약금 규모는 1100만~1200만 유로(약 163억~178억원)였다”며 “사비는 전 소속팀 알 사드(카타르)와 계약을 해지하기 위해 그가 지불한 250만 유로(약 37억원)만 바르셀로나 구단이 배상하고, 나머지 비용은 구단 직원 급여 지급 등에 써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사비 감독 후임으로는 독일 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 등을 지휘한 한지 플리크(59·독일) 감독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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