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이스라엘 공격해서 행복" 美 졸업앨범 문구 논란[통신One]
(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 미국 시카고 교외지역 글렌뷰의 글렌브룩 사우스(GBS) 고등학교 졸업 앨범에 실린 한 학생 글이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 "행복하다"고 옹호한 이 글은 지역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글쓴이는 팔레스타인계 2학년 학생으로, 2023~2024년 졸업 앨범에 '10월 7일 가자 전쟁'이란 제목으로 글을 실었다.
이 학생은 "첫날 아침에 일어나서 팔레스타인이 한 일을 보았고, 마침내 그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기 때문에 기뻤다"라고 적었다.
이어 "전 세계가 과거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그것만 본다는 사실이 제 조국이기 때문에 슬펐다"며 "매일 수천 명의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경각심을 갖고 스스로를 교육해야 한다"고 썼다.
10월 7일 하마스 공격으로 1,100명 이상의 남성, 여성, 어린이가 살해됐고 인질들이 여전히 억류돼 있다. 이는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에 대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졸업앨범이 배포될 때까지 학교 측은 이런 글이 담긴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지난 23일 처음 이를 알게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은 24일 학생과 가족에게 보낸 성명서에서 졸업앨범에 실린 이 글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조사를 약속한 바 있다.
해당 게시물은 사진과 함께 지난주 시카고 지역 엄마들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 앱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논란이 증폭되면서 글렌브룩 고등학교 225학군 교육위원회는 지난 28일(화) 밤 이사회 회의를 열었다.
학교 강당에서 열린 이날 이사회에서 교육구 이사회는 졸업앨범 인용글에 대해 사과했다.
225학군 교육위원회 부교육감 피터 글로와키는 "이런 발언은 우리 학생, 교직원, 커뮤니티에 상처를 주는 행위이며 용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사회는 반유대주의적이라며 졸업 앨범에 실린 이 인용문을 비난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유대인 및 무슬림 커뮤니티 구성원, 학생, 학부모, 졸업생 등이 연단에 올라 2시간 30분 가까이 공개 발언을 이어갔다. 이 학교에는 다수의 한국인 학생도 다니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사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졸업 앨범을 제작한 어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CBS시카고에 따르면, 225학군 학생인 클레어 아이젠슈타트는 "누군가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두고 졸업앨범에 실렸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의 부모인 폴 아이젠슈타트는 "그들은 지금 225학군이 테러와 증오를 지지한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으며, 이는 잘못된 일이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225학군 학부모인 올레그 오스트로잔스키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에서 저지른 잔학행위에 대해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 학교 무슬림 학생회 회원들은 소셜 미디어에 해당 학생에 대한 살해 협박이 포함된 댓글이 달렸다고 말했다.
졸업반인 이스마엘 칸도카르는 "그 글을 쓴 학생은 개인적인 신념과 문화적 정체성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며 "많은 팔레스타인인과 그 지지자들에게 팔레스타인 연대는 단순한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인정과 정의, 기본적 인권을 위한 탄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학교 측이 현재 이를 조사하고 있다. 그 결과는 몇 주 내 공개될 예정이다.
글로와키 부교육감은 "교육위원회가 학군 관리자들에게 몇 주 내 보고서를 작성하고 권고안을 발표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인근 바틀렛 고등학교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됐다. 졸업앨범 사진에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있는 학생들과 '강에서 바다로'라고 적힌 표지판 두 개가 포함돼 있었다.
이 학교 교장은 이 문구가 "반유대주의적인 것으로 간주된다"며 졸업앨범 배포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yjpark@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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