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 노조 창사 첫 파업, 회사가 위기인데 이래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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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이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어제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다음 달 7일 조합원들의 단체 연차휴가에서 시작해 총파업까지 가기 위한 단계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했다.
1년 전 전삼노는 해외노조와 연대해 국제적인 삼성 불매 운동에 나서겠다고 겁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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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은 지난 1월부터 8차례에 걸쳐 교섭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사협의회에서 평균 임금인상률을 5.1%로 정했지만 전삼노는 더 올려 달라(6.1% 인상)며 반발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85%나 쪼그라든 상황에서 물가상승률(2.6%)의 2배에 달하는 인상률이 낮다는 것인가. 이번 파업은 지난해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 탓에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못한 반도체부문(DS) 직원들이 주도하고 있다. 다른 회사 같으면 대량 감원이나 아예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회사가 잘 나갈 때는 충분한 혜택을 챙기면서 어려울 때 외면한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전삼노는 외부세력까지 끌어들여 노노 갈등까지 빚으니 어이가 없다. 집회 때마다 민주노총 금속노련 조합원들이 참석했는데 한국노총 산하인 전삼노가 투쟁 강도를 높이기 위해 민주노총으로 갈아타려 한다는 의혹이 불거진다. 1년 전 전삼노는 해외노조와 연대해 국제적인 삼성 불매 운동에 나서겠다고 겁박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삼성 내 다른 노조에서 파업선언과 관련해 “해사 행위로 구시대적 노동문화”, “민주노총 가입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까.
반도체 업황이 호전되고 있지만 삼성의 위기는 악화일로다. 주력인 메모리 분야조차 초격차기술이 사라진 지 오래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빼앗겼다. 1년이 다 가도록 엔비디아에 납품하지 못해 쩔쩔맨다.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스템LSI도 고전을 면치 못한다. 냉혹한 승자독식의 반도체 시장에서 잠시 한눈을 팔거나 방심하다가는 나락에 떨어지기에 십상이다. 이런 판에 노조까지 강경·정치투쟁을 일삼다가는 기업 경쟁력 훼손을 넘어 국가 경제 전반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은 글로벌 위상에 걸맞게 상생하는 성숙한 노사관계를 보여줄 의무와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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