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숙의3A.M.] 강성팬덤을 대하는 리더의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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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2 수원의 박경훈 단장, 염기훈 감독이 지난 25일 퇴근길 버스를 막아선 팬들 앞에 섰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자 추미애 의원을 지지했던 민주당의 강성 팬덤이 반발하며 탈당 러시로 이어졌다.
의장 선거가 강성 팬덤에 휘둘리는 당의 노선에 제동을 건 결과라는 해석이 많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당원의 권리를 더 강화하겠다며 리더십을 떠받치는 팬덤에 더 힘을 싣는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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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의 격정 속에서도 균형과 원칙 지켜야
가수 김호중은 음주 뺑소니 사고를 운전자를 바꿔 대리 자수를 시키고, 차량 메모리 카드를 없애는 회복 불가한 범죄로 만들었다. 그가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일을 키운 배경에는 어떤 일을 해도 지켜주겠다는 공고한 팬덤을 믿었을 거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숱한 논란을 팬에 힘입어 지나온 경험이 판단을 흐리는 독이 된 듯하다. 지난 27일 김호중 팬카페에는 “김호중의 팬덤 아리스는 김호중 가수님과 함께할 것임을 다시 한번 표명한다. 운영팀은 전문성을 갖춘 분들과 다양한 관점의 비상대책을 논의 중이다”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지금의 팬덤은 그저 지지만 하지 않는다. ‘우리가 키웠다’는 성공의 소유권을 주장하고, 지키기 위해 때로는 맹목적으로 행동한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우원식 의원이 당선되자 추미애 의원을 지지했던 민주당의 강성 팬덤이 반발하며 탈당 러시로 이어졌다. 의장 선거가 강성 팬덤에 휘둘리는 당의 노선에 제동을 건 결과라는 해석이 많았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는 당원의 권리를 더 강화하겠다며 리더십을 떠받치는 팬덤에 더 힘을 싣는 선택을 했다.
이렇게 뜨겁고 과격한 팬덤의 시간에 셀럽, 정치 지도자, CEO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 걸까. 팬덤의 영향력을 이해하고 팬과 소통하며 유대감을 쌓는 것은 일을 도모하는 핵심이다. 아주 소수라도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을 모아내지 못한다면 일 자체가 시작되기 어렵다. 그러나 리더라면 팬덤의 한복판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고, 필요하면 팬덤을 설득해낼 수도 있어야 한다. 신념과 원칙, 목표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가는 현장에는 계란이나 토마토가 심심찮게 날아든다. 극우주의 청년에게 뺨을 맞는 봉변도 당했다. 그런데 마크롱은 “폭행 위협이 있더라도 계속 소통하겠다”며 시민들을 만났다. 그는 고용과 해고의 유연화, 농업개혁, 연금개혁을 국민 다수가 반대하는 개혁을 밀어붙이면서 시민들과 더 정면으로 마주했다. 연금개혁을 반대하는 시민들에게 “프라이팬으로는 프랑스를 진전시킬 수 없다”며 시민 500명과 200분 동안 스탠딩 토론을 벌였다.
정면 돌파와 전혀 다른 방식도 존재했다. 16년 동안 독일을 이끌었던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는 세상에서 팬덤과 가장 먼 정치인일 것이다. 그는 화려하고 개성 넘치는 글로벌 정치인 사이에서 지극히 평범했고, 가장 평균적으로 정치했다. 그래서 더 특별해 보였다. 메르켈의 특징 없는 특징을 꼽아보면 기다림, 인내, 차분함, 일관성, 안정감, 지루함, 실용, 타협, 객관성 같은 것들이다. 2024년의 메르켈은 아마 당선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격정에 압도될 때 온도를 낮추는 메르켈의 전술은 가끔 꺼내어 볼 필요가 있겠다.
이인숙 플랫폼9와4분의3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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