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민 박사 “한글 과학적으로 설명된다면 세계화 더 쉬워” [차 한잔 나누며]
나사·MS 출신 공학박사 이력
“佛 친구에게 한글 가르치다 착안
직관적인 표로 만들어 정리 나서”
한글주기율표 처음으로 만들어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연구원 출신의 40대 박사가 화학의 ‘원소주기율’처럼 ‘한글주기율’ 표를 만들어 전시회를 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거주 중인 김태민(48) 박사다. 그는 7월14일까지 울산시 남구 산업문화갤러리 잇츠룸에서 자신이 만든 한글 소리 주기율표 ‘한글읭’ 등 40여개 이색 한글 작품으로 ‘소리의 가르침, 한글전(展)’을 연다.
22일 찾은 잇츠룸에서 김 박사는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글의 제자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그는 “한글은 어디에나 있는 점(·), 선(ㅡ·ㅣ), 기본도형(△·□·○)으로만 만든 글자로, 논리·과학이 완벽하다”며 “한글읭은 그 논리를 한눈에 알기 쉽게 표로 정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빨강, 노랑, 파랑으로 된 틀 위에 ‘한글읭’을 써뒀다. 이유를 묻자 그는 “한, 글, 읭이라는 글자가 여는 소리(초성), 잇는 소리(중성), 닫는 소리(종성)를 모두 가진 음절로, 키 큰 모음, 살찐 모음, 통 큰 모음을 모두 보여줄 수 있는 대표적인 글자여서”라고 말했다. 그의 한글전엔 한글주기율표 외에 한글발음법, 한글 뼈대 같은 다양한 전시물을 소개 중이다.
이런 그가 ‘한글동자’라는 개인 명함을 만들 정도로 한글에 빠지게 된 건 2010년부터다. 당시 김 박사는 프랑스 리옹에 초빙교수로 가게 됐다. 그곳에서 한 가족의 초대를 받았는데,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한글을 가르치게 됐다. 그는 “한글 자음은 논리와 과학으로 설명했는데, 모음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익히 알고 있는 모음의 원리, ‘천지인’을 설명하려니 막막했다고 한다. 자음이 가진 논리와 과학의 완성도를 모음에서 비슷하게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김 박사는 “모음의 논리와 과학성만 확보하면 한글의 세계화는 물론, 교육적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때부터 틈만 나면 한글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공부했다. 실험장치는 논리를 따지는 그의 머리와 소리를 내는 발성기관으로 충분했으니 가능한 일이었다고 한다.
김 박사는 범용음성기호인 한글의 세계화를 꿈꾼다. 실제 더 많은 사람이 보다 한글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려는 계획도 있다. 그는 “그동안 우리는 한글에 대한 애착과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은 있었지만, 한글의 논리·과학에 대한 지식은 부족했다”며 “한글세계화를 위한 조직과 재원이 필요하다. 한글의 세계화에 보탬이 된다면 언제든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울산=글·사진 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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