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둘째 낳으면 10% 셋째는 20% 싼 값에 집 준다
서울시가 저출생 극복 대책으로 올해부터 3년간(2024~2026년)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 4396가구를 공급한다는 방안을 발표했다. 2026년 이후에는 매년 4000가구씩 공급할 계획이다. 한 해 결혼하는 신혼부부는 서울 기준 3만6000쌍인데 10쌍 중 1쌍이 살 수 있는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29일 이러한 내용의 ‘저출생 대응 신혼부부 주택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아이를 많이 낳을수록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을 늘려주고 우선매수청구권도 주는 새로운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시프트)을 도입하는 것이다.
신혼부부가 전세로 입주한 뒤 아이를 세 명 낳으면 최장 20년까지 살 수 있고 20년 후에는 시세보다 20% 싼 가격에 아파트를 살 수 있다. 아이를 낳으면 더 큰 평형으로 이주할 수도 있다.
서울시는 이 제도를 현행 시프트와 구별해 ‘시프트2′라고 이름 지었다. 앞으로 3년간 공급할 4396가구 중 2396가구를 시프트2로 공급한다.
시프트는 서울시가 2007년 도입한 공공주택 모델이다. 주변 시세보다 싼 임차료를 내고 20년까지 오래 살 수 있다. 서울에 약 3만3000가구가 있다.
기존에도 시프트 공급 물량의 15~20%를 신혼부부에게 할당하는 제도가 있었지만 자녀 수에 따라 가점을 줘 결혼을 앞두거나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사실상 입주가 불가능했다. 이에 별도로 신혼부부용 시프트를 만드는 것이다.
아이가 없는 신혼부부(혼인신고 후 7년까지)나 예비 부부면 시프트2에 지원할 수 있다.
입주 후 아이 1명을 낳으면 거주 가능한 기간이 20년으로 연장된다. 아이를 낳지 않으면 10년까지만 살고 나가야 한다.
아이를 2명 낳으면 우선매수청구권도 생긴다. 거주 기간이 끝나면 살던 집을 싸게 살 수 있는 우선권을 주는 것이다. 아이 둘을 낳으면 시세(감정가)의 10%, 아이 셋을 낳으면 시세의 20%를 깎아주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시프트의 경우 아이 둘은 1억원, 아이 셋은 2억원의 시세차익을 얻는 셈”이라고 했다.
아이를 낳으면 넓은 평수로 옮겨주는 것도 포인트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통 임대주택은 면적이 작아 아이 키우기 힘든데 아이를 낳으면 시프트 중 더 넓은 집으로 옮길 수 있는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고 했다.
시프트의 경우 입주할 수 있는 소득 기준이 있는데 그 기준도 완화한다. 전용 면적 60㎡ 이하 기준 월평균 소득이 649만원 이하(맞벌이는 974만원 이하)면 입주할 수 있다.
서울시는 올 11월 입주하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부터 새로운 신혼부부용 시프트를 공급한다. 7월 중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전용 면적 39·49·59㎡로 구성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시프트 물량 1000가구 중 300가구를 시프트2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앞으로 강남구 구룡마을(300가구) 등에도 신혼부부용 시프트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다. 재건축·재개발 단지 외에 다양한 개발 방식을 활용해 신규 공급 물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날 송파구 위례신도시의 낡은 장지 공영 차고지를 입체화해 차고지 상부에 신혼부부용 시프트(154가구)와 공원을 짓는 계획을 공개했다. 차고지 위에 공공주택을 짓는 것은 전국 최초라고 한다. 관악구 옛 금천경찰서 자리에도 20층 건물을 올려 서울시립도서관과 신혼부부 시프트를 넣기로 했다.
앞으로 3년간 공급할 신혼부부 공공주택 4396가구 중 나머지 2000가구는 역세권에 ‘신혼부부안심주택’을 지어 공급할 계획이다. 주변 시세의 50~85% 가격에 입주할 수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근본 대책은 아니다”라면서도 “서울에 사는 신혼부부들이 아이 낳기 어려운 가장 큰 장애물이 주택 문제인데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혼부부가 선호할 만한 곳에 얼마나 경쟁력 있는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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