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발이 된 베트남 참전용사 설동문씨, 50년만에 병장 진급

김동욱 2024. 5. 2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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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육군 제35보병사단 백마여단에서 열린 베트남전 참전용사 특별진급식에서 설동문(76·전북 순창군)씨는 육군참모총장 명의의 병장진급 결정서를 전달받은 뒤 이같이 소감을 밝히고 가슴 벅찬 표정을 지었다.

해외 파병용사의 날을 맞아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백마여단 전 장병과 군무원, 지자체, 유관기관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설씨의 특별진급을 축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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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묘비에 병장을 새길 수 있게 해줘 대단히 감사합니다.

29일 육군 제35보병사단 백마여단에서 열린 베트남전 참전용사 특별진급식에서 설동문(76·전북 순창군)씨는 육군참모총장 명의의 병장진급 결정서를 전달받은 뒤 이같이 소감을 밝히고 가슴 벅찬 표정을 지었다.

29일 육군 제35보병사단 백마여단에서 열린 베트남전 참전용사 특별진급식에서 설동문(76·왼쪽 세번째)씨가 김남주 백마여단장 등과 육군참모총장 명의의 병장진급 결정서를 들고 기념 촬영하고 있다. 35사단 제공
설씨는 “상병으로 군 복무를 마쳐 항상 아쉬움이 많았다”며 “게다가 많은 후배들이 이렇게 함께 축하해줘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고 감격해했다.

설씨는 1970년 9월 육군 제27사단에 입대한 이후 이듬해 12월 베트남전에 파병돼 맹호부대 기갑연대 일원으로서 ‘안케패스’ 전투에 참가했다. 안케패스 전투는 1972년 4월 11일부터 26일까지 15일 동안 치러졌다. 주요 보급로인 도로와 전략적 요충지인 고지 일대를 확보하기 위해 북베트남 정규군과 치열하게 벌인 전투다. 베트남전을 통틀어 한국군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나올 정도로 ‘대혈전’이 벌어졌다.

설씨가 맹활약한 소속 부대는 이 전투에서 주요 고지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설씨는 고지를 사수하던 중 적의 포탄에 다리에 부상을 당했고, 이후 전공을 인정받아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귀국한 이후에는 35사단에서 잔여 복무를 마친 뒤 1973년 7월 상병으로 만기 전역했다.

당시에는 모든 병사가 병장으로 진급하지 않고 공석 직위에 따라 진급자 수가 결정됐기 때문에 설씨처럼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우며 만기 복무하고도 상병으로 전역한 이들이 많았다.

 29일 육군 제35보병사단 백마여단에서 열린 베트남전 참전용사 특별진급식에서 설동문(76)씨가 육군참모총장 명의의 병장진급 결정서를 전달받은 뒤 주요 간부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35사단 제공
이에 우리 군은 국가와 군을 위해 헌신·봉사한 상병 만기 전역자를 발굴해 병장으로 특별진급시켜 그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노고를 선양하고 있다.

해외 파병용사의 날을 맞아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백마여단 전 장병과 군무원, 지자체, 유관기관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해 설씨의 특별진급을 축하했다.

김남주 백마여단장(대령)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시절을 나라를 위해 바친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고 예우하기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했다”며 “부대 장병 모두가 그 뜻을 이어받고 조국수호 의지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남원=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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