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EN:]프랑스 현대사진의 다양성과 역동성 속으로

'프랑스현대사진: 뉴 비전 오브 리얼리티'

서울 성곡미술관서 5월 30일부터 8월 18일까지

브로드벡과 드바르뷔아 '평행의 역사_만 레이의 눈물에 관한 연구' 성곡미술관 제공

대규모 프랑스 현대사진 기획전 '프랑스현대사진: 뉴 비전 오브 리얼리티'가 오는 30일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개막한다. 프랑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견작가 22명이 사진 83점, 영상 3점을 선보인다.

출품작은 작업 방식과 주제에서 프랑스 현대사진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보여준다. 작업 방식은 포토그램, 포토그라뷔르, 젤라틴 실버 프린트, 잉크젯 프린트, 피그먼트 프린트 등을 아우른다. 주제 역시 인류세의 자연과 인간, 인공지능(AI) 같은 신기술에 대응하는 인간성 등 동시대 쟁점을 담아낸다.

이수균 성곡미술관 부관장은 29일 성곡미술관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프랑스는 200년 전 사진의 발상지인데도 국내에서 프랑스 현대사진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며 "사진이 미술이냐, 아니냐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이 있었다. 그래서 사진을 발명한 나라의 200년 애증의 역사가 녹아 있는 현대사진전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전시 주제는 인간, 자연, 정물, 공간 등 4가지로 나눴다. 이번 전시를 공동 기획한 엠마뉘엘 드 레코테 디렉터(전 퐁피두센터 파리시립미술관 사진 전문 큐레이터)는 "모두 시공간을 초월해 예술가들이 관심을 가져온 주제다. 전시 내내 전통적인 주제·기법과 첨단의 것들이 어떻게 긴장관계를 유지하는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브로드벡과 드 바르뷔아의 '평행의 역사' 연작은 AI를 사용해 만들었다. 이중 '평행의 역사-만 레이의 눈물에 관한 연구'는 작가가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미드저니에 만 레이의 '유리 눈물' 이미지를 만들어달라고 입력하고 얻은 작품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AI가 재창작한 작품은 디테일이 떨어진다. 이를 통해 작가는 우리의 눈을 망가뜨리는 신기술을 비판한다.

니콜라 플로크의 '보이지 않는 연작'과 '심해' 연작은 해양오염에 대한 보고서 같은 작품이다. 작가가 잠수해서 해저 풍경을 찍은 이들 사진은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이 환상적으로 느껴지지만 더 발광할수록 물 속에 오염물질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쥘리에트 아넬의 '풀피 지오드'는 스페인의 암석 동굴 '풀피 지오드'의 투명하고 기하학적인 모양의 수정 결정체를 근접 촬영했다. 얼핏 보면 추상화 같은 이 작품은 인류세에 인간이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한다.

출품작의 제작 기법과 프린트 기법을 비교하는 재미도 있다. 플로르의 '외젠 D.의 정원-인동속'은 포토그라뷔르 기법을 적용했다. 포토그라뷔르는 빛과 화학물질을 이용해 사진이나 원화의 이미지를 동판에 새긴 후 잉크를 묻혀 종이에 찍어내는 오목판 인쇄 기법이다.

장 미셸 포케의 '무제'는 젤라틴 실버 프린트 기법으로 인화했다. 사진의 감광재료로 은을 사용하는 기법으로 은 입자가 빛을 받으면 검게 변하는 성질을 이용해 흑백 이미지를 표현한다. 필리핀 섀페르의 '모래 거인'은 포토그램 기법을 사용했다. 카메라 없이 인화지 위에 물체를 두고 빛을 쬐는 방식으로 물체가 놓인 자리에는 실루엣이 그대로 남는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jebo@cbs.co.kr
카카오톡 :@노컷뉴스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moon034@cbs.co.kr

▶ 기자와 카톡 채팅하기▶ 노컷뉴스 영상 구독하기

문화

[현장EN:]프랑스 현대사진의 다양성과 역동성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