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추문 입막음’ 재판 최후변론 마무리…배심원단 선택은?

김유진 기자 2024. 5. 29.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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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만달러 줬다”는 변호사 코언의 증언 수용 여부가 관건
유죄 땐 “지지자 일부 이탈” “오히려 결집” 전망 엇갈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열린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 재판의 최후변론에 참석해 웃고 있다. UPI연합뉴스

“(성관계 입막음 돈 지급이)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대통령에 당선시켰을 수 있다.”(검찰)

“선거에서 이기려는 음모가 문제라고 한다면 이 나라의 모든 선거가 음모에 해당한다.”(변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형사재판 최후변론이 진행된 28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 검찰과 변호인단은 유무죄를 다투며 첨예하게 대립했다. 재판부와 배심원이 유무죄를 따지는 심리에 돌입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유죄가 나오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이탈하리라는 전망과 되레 결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엇갈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트럼프는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무죄 주장을 이어간 반면,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 사실이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 중범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를 대니얼스에게 주고 이를 회사 장부에 법률 서비스 비용으로 허위 기재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맨해튼지방검찰청의 조슈아 스타인글래스 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위와 대선과의 연관성을 부각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선거에서 불리한 기사를 무마하려고 돈으로 이를 사는 수법에 대해 “공개적인 선거 사기” “미국 유권자들을 속인 것” “민주주의의 전복”이라고 비판했다. 4시간40여분간 발언을 이어간 그는 “피고인(트럼프)의 34개 중범죄를 확증하는 증언과 증거가 말 그대로 산더미처럼 많다”며 유죄 평결을 요청했다.

검찰에 앞서 최후변론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 측 토드 블랜치 변호사는 3시간여 동안 “검찰의 증거가 불충분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특히 핵심 증인으로 부상한 코언의 말에 신빙성이 없다고 공격하는 데 열을 올렸다. 블랜치 변호사는 “코언은 거짓말쟁이의 MVP” “역사상 가장 위대한 거짓말쟁이”라고 반복해서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언이 변제받은 13만달러에 대해 알지 못했고, 대니얼스에게 돈을 지급한 것은 대선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가족이 허위주장으로 충격을 받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폴리티코 등은 배심원단이 코언의 주장을 어느 정도 신뢰하느냐에 평결 결론이 좌우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역사상 최초의 전직 대통령 형사재판은 이날 최후변론을 끝으로 12명 배심원단의 선택으로 넘어갔다. 평결은 수일~수주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4년을 선고받을 수 있다. 다만 유죄 평결이 나오더라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 전에 투옥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재판 결과가 대선 판세에 변수로 작용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공개된 ABC방송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중 4%는 유죄 평결이 나올 경우 지지를 철회하고, 16%는 지지 여부를 재고하겠다고 답했다. 무죄 또는 불일치 평결이 나올 경우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치 공작’ 주장이 힘을 얻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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