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와인 생산지는 북위 45도 ‘와인벨트’/미국 워싱턴주 위도 보르도·부르고뉴·피에몬테와 비슷/미국 최북단 와인산지라 서늘하고 건조/빼어난 리슬링·샤르도네·카베르네소비뇽·메를로·시라 등 생산/워싱턴주와인협회 ‘워싱턴 WA인을 찾아서’ 프로모션 6월2일까지 푸짐한 경품 제공
프랑스 와인의 심장 보르도와 부르고뉴, 북부 론, 이탈리아 와인의 왕 바롤로와 바르바레스코 생산되는 피에몬테. 이들 산지는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와인 벨트’로 불리는 북위 45도 주변에 대부분 걸쳐있다는 점입니다. 미국에도 와인밸트에 속한 산지가 있습니다. 바로 캘리포니아 보다 더 북쪽이라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를 지닌 오리건주와 워싱턴주랍니다. 나파밸리의 명성에 가려져 있지만 두 산지는 부르고뉴 빰치는 샤르도네와 피노누아를 생산해 요즘 와인마니아들의 입맛을 홀리고 있습니다. 특히 워싱턴주 주요산지 콜롬비아 밸리는 보르도와 위도가 같아 ‘미국의 보르도’로 불릴 정도로 빼어난 와인들을 선보입니다. 더구나 가성비까지 뛰어나니 이보다 좋을 순 없습니다. 신이 내린 떼루아가 최고의 와인을 선보이는 워싱턴주로 떠납니다.
◆워싱턴 와인 어디까지 마셔봤니
워싱턴주와인협회는 워싱턴주 와인을 홍보하기 6월 2일까지 ‘워싱턴 WA인을 찾아서’ 프로모션을 진행중입니다. 전국 28개 와인샵에서 워싱턴 와인을 구입한 뒤 인증하면 다양한 경품도 주어집니다. 행사에는 대형 와인샵부터 개성있는 셀렉션을 선보이는 동네 와인샵까지 다양한 곳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울은 딜리셔스보틀샵, 뱅가드와인머천트 강남점·광화문점·송파점·여의도점, 보틀벙커 서울역점·잠실점, 비노비타 공덕점·마포점, 연희와인, 와인몬스터 여의도점, 오비노미오 강남점·교대점·신용산점, 와인스팟 상암점·을지로점입니다. 또 네고시앙(인천), 라빈리커스토어(고양), 르쁘띠마르쉐(용인), 뱅가드와인머천트 부산센텀점·분당점·판교점, 배러댄보틀샵(부산), 분당와인하우스, 보틀벙커 상무점·창원중앙점, 와인지몽(전주), 와인창고(제주)입니다.
이벤트 참여 와인샵에서 워싱턴 와인을 3만원 이상 구매하고 ‘와인21’ 카카오톡 채널을 친구 추가한 뒤 와인 구매 영수증과 와인을 촬영한 인증 사진, 성함, 연락처를 메시지로 보내면 됩니다. 와인 구매때 와인 에코백도 증정됩니다. 경품은 LG 와인셀러(1명), 5만원권 모바일 상품권(10명), 센소리 부르고뉴 와인 글라스 2본입 세트(5명), 스타벅스 커피 쿠폰(30명)입니다. 당첨자는 6월 14일 와인21 인스타그램에 발표하며 개발연락도 합니다. 미국 북서부의 대표적인 와인산지인 오리건과 워싱턴 와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2024 미국 노스웨스트 와인 전시회도 5월 23일 열렸습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3개 브랜드가 늘어난 총 56개의 오리건과 워싱턴 와인 브랜드가 참여해 다양한 품종의 와인들을 선보였습니다.
◆워싱턴주 와인산업 현황과 기후
워싱턴주는 캘리포니아에 이은 미국 2대 와인산지로 오리건주와 함께 고급 와인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포도재배자는 400명에 달하며 2만4000ha가 넘는 포도밭에서 1000개 이상의 와이너리가 와인을 생산합니다. 포도 품종 80여종으로 다양한 와인을 선보입니다. 특히 전체 생산자의 90%가 연간 5000 케이스 이하의 와인을 생산할 정도로 소규모로 프리미엄 와인을 추구하는 생산자들이 많답니다. 저명 와인 매체 와인 스펙테이터가 평가한 점수가 이를 뒷받침합니다. 워싱턴주와인협회가 주요 와인 산지의 2009∼2017년 와인 스펙테이터 점수를 비교한 결과 90점 이상을 받은 비중은 워싱턴주가 45%로 가장 높고 프랑스(43%), 이탈리아(35%), 캘리포니아(33%), 스페인(24%) 순입니니다.
오리건주는 북위 42∼46도, 더 북쪽인 워싱턴주는 북위 45∼49도입니다. 포도 재배의 북방한계선은 보통 북위 50도라 워싱턴주는 포도 재배지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북쪽이라 할수 있답니다. 카베르네 소비뇽이 29%로 가장 많지만 비교적 서늘해 화이트 품종 샤르도네(16%), 리슬링(15%)도 많이 재배되고 메를로(14%)와 론의 주품종인 시라(9%)도 생산됩니다.
워싱턴주 최대의 도시로 엘리엇만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시애틀은 비의 도시랍니다. 월평균 강수량은 59.2mm이고 월평균 강수일수는 10.6일인데 특히 겨울에는 한달의 절반가량 비가 옵니다. 11∼5월이 우기이니 비를 빼고는 시애틀을 얘기할 수가 없을 정도죠. 많은 비는 포도 재배에 최악의 환경입니다. 하지만 시애틀 동쪽의 워싱턴주 최대 와인산지 콜럼비아 밸리(Colombia Valley)는 비가 거의 오지 않은 건조한 기후를 보입니다. 바로 시애틀과 콜럼비아 밸리 사이에 놓인 굉장히 높은 캐스캐이드(cascade) 산맥때문입니다. 평균 해발고도가 2000m이고 레이니어 산(4394m), 베이커산(3276m) 등 3000m 넘는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서 있답니다. 이 산맥이 태평양에서 오는 축축하고 서늘한 기운과 비구름을 완벽하게 막아주는데 이를 ‘비그늘 효과’라고 합니다. 실제로 캐스캐이드 산맥 서쪽은 연 강우량이 6m지만 동쪽은 연 강우량이 15~20cm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건조한 지역입니다.
◆‘미국의 보르도’ 콜롬비아 밸리
오리건 윌라맷밸리(Willamette Valley)와 워싱턴주 콜롬비아밸리(Colombia Valley)는 이탈리아 피에몬테, 프랑스 보르도, 론 등과 함께 ‘와인 밸트’인 북위 45에 걸쳐 있습니다. 특히 워싱턴주 최대 와인 산지 콜롬비아 밸리는 프랑스 보르도와 위도가 같아 ‘미국의 보르도’로 불립니다. 건조하면서도 일조량이 매우 풍부한 기후 덕분에 카베르네 소비뇽 등 포도가 잘 익어 숙성된 아로마와 풍미를 지니게 됩니다.
캘리포니아는 튀니지와 비슷한 위도입니다. 워싱턴주는 미국 와인산지중 가장 북쪽에 있지만 일조량이 캘리포니아보다 3시간 가량 많은 17시간에 달합니다. 포도가 오랫동안 가지에 매달려 천천히 익어가기 때문에 당도와 집중도가 매우 뛰어난 포도가 생산됩니다. 또 낮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올라갔다 밤에는 섭씨 10도 밑으로 떨어집니다. 하루에 25도 이상의 큰 일교차를 보이는 덕분에 포도는 신선한 미네랄과 산도를 잔뜩 움켜쥐게 됩니다. 산도는 장기 숙성에 꼭 필요한 매우 중요한 요소인데 더위는 포도의 산을 잡아먹는 답니다. 하지만 기온이 떨어지면 산을 잡아먹는 것을 멈추죠. 그래서 일교차가 포도재배에서 아주 중요합니다. 워싱턴주에서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신선한 산도와 질감 있는 와인 생산되는 이유는 이같은 배경 때문입니다.
◆미줄라 홍수가 만든 화산토와 미네랄
워싱턴주는 또 빙하기 시대에 워싱턴주 위쪽의 얼음으로 덮인 아이스댐(Ice Dam)이 녹으면서 발생하는 홍수가 7만5000년에서 10만년마다 주기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워싱턴 인근 미줄라(Missoula) 호수가 커져 이 압력으로 빙하가 터지면서 워싱턴주와 오리건주까지 밀고 내려오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에 토양은 화산토와 빙하에 밀려 내려온 미사토가 섞인 충적토로 이뤄졌습니다. 덕분에 포도는 풍부한 미네랄도 풍부하게 머금게 됩니다.
10년에 한차례는 혹한기가 올 정도로 서늘한데다 토양도 매우 건조한 화산 모래토양이라 배수도 잘돼 필록세라 등 병충해에서도 자유롭답니다. 실제 포도나무의 뿌리를 병들게 만드는 필록세라가 19세기 후반 전세계에 퍼졌을 당시 미국에서 3%의 포도밭만 살아남았는데 그중 한 곳이 바로 워싱턴주입니다. 필록세라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자라던 오리지널 양조용 포도나무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가 이곳에 아직 많은 까닭입니다.
◆워싱턴 와인 역사와 부흥
이처럼 뛰어난 자연조건 덕분에 지금은 나파밸리의 거대 와인 기업들이 앞 다퉈 워싱턴주에 포도밭을 살 정도로 고급 와인 산지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포도재배의 북방한계선이기 때문에 1980년대만 해도 업계는 과연 이곳에서 제대로 된 와인을 만들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럼에도 일부 선구자들은 콜롬비아 밸리 등이 최고의 와인을 빚을 수 있는 뛰어난 조건을 갖췄음을 간파하고 와인메이킹에 뛰어듭니다.
대표적인 인물이 1998년 미국 와인메이커로서는 최초로 ‘와인의 신’ 마스터 오브 와인(MW)에 오른 밥 베츠(Bob Betz)랍니다. 밥 베츠는 워싱턴에 와이너리가 2곳밖에 없던 시절인 1984년 워싱턴에서 가장 오래된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helle)의 수석 와인메이커로 양조를 맡아 이 와이너리를 미국 대표 와이너리로 키웁니다. 그의 등장으로 워싱턴 와인산업이 부흥기를 맞았고 현재 와이너리는 1000여개로 늘었습니다. 밥 베츠가 1997년 샤토 생 미셸을 떠나 독자적으로 세운 와이너리가 워싱턴주 3대 컬트(Cult) 와인으로 유명한 베츠 패밀리 와이너리(Betz Family Winery)입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gye.com
최현태 기자는 국제공인와인전문가 과정 WSET(Wine & Spirit Education Trust) 레벨3 Advanced, 프랑스와인전문가 과정 FWS(French Wine Scolar), 뉴질랜드와인전문가 과정 등을 취득한 와인전문가입니다. 매년 유럽에서 열리는 세계최대와인경진대회 CMB(Concours Mondial De Bruselles) 심사위원, 소펙사 코리아 소믈리에 대회 심사위원을 역임했고 2017년부터 국제와인기구(OIV) 공인 아시아 유일 와인경진대회 아시아와인트로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보르도, 부르고뉴, 상파뉴, 루아르, 알자스와 이탈리아, 포르투갈, 호주, 독일 체코, 스위스, 조지아, 중국 등 다양한 국가의 와이너리 투어 경험을 토대로 독자에게 알찬 와인 정보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