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민주당 의원 “정치의 ABC 무시한 대통령에 한계 느껴”[떠나는 사람은 말이 있다]
거부권 제어 못한 점 아쉬워
22대 국회 민생 문제 집중해
민주당, 국민정당 거듭나길
21대 국회의원 상당수는 29일로 임기를 마치고 여의도를 떠난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여의도 정치의 중심에 섰던 박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치의 ‘ABC’를 무시한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가 안 통하는 여당을 상대하면서 어려움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활동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는 두 가지 답을 내놨다. 국민들의 억울한 죽음이나 민생 문제를 치열하게 대한 점에선 80점을 주겠지만,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막지 못한 책임을 생각하면 50점 이하를 주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당원 중심 정당’이란 구호 아래 팬덤정치의 우려를 키우는 민주당을 향해서도 따끔한 제언을 내놨다. 박 의원은 “당원 중심의 국민정당으로 진화하고 확장해야 정권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이재명계 3선인 박 의원은 22대 총선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논란이 됐던 하위 20%에 포함되며 페널티를 안는 바람에 친이재명계 경쟁자에게 3표 차로 패해 여의도를 떠나게 됐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아쉬웠던 점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남용을 적절하게 제어하지 못했다. 또 검찰개혁 법안이 통과됐는데, 이를 윤석열 정권이 시행령 정치로 무력화한 것도 기억에 남는다. 선거제도 개혁을 매듭짓지 못한 것도 아쉽다. 저출생이나 기후위기 등 국민 미래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도 국회와 정치권이 아무런 결정을 못하고 방치했다.”
- 무엇이 힘들었나.
“윤 대통령은 야당 대표를 한 번도 안 만나고 원내대표인 나를 만나려 했는데, 정치의 ABC를 무시한 것이다. 또 여당과 쭉 대화해보면 대화가 진척되다가도 어느 단계에서 막히는 걸 느꼈다. 이렇게 되면 야당은 의석수에 기대게 되고 일방처리라는 비판도 받게 된다.”
- 당내 갈등도 많았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는 견고한 통합을 이루지 못한 내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 사실 이것도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술수였다고 본다. 부결되면 ‘방탄의 길’이고 가결되면 ‘분열의 길’, 그것이 민주당에 씌워진 굴레였다. 다만 민주당을 궁지로 밀어 넣으려는 올가미를 제대로 잘라내지 못한 책임은 내게 있다. 그것이 당원들의 실망과 분노로 이어졌고, 총선 공천까지 이어졌다고 본다.”
- 야권의 과제는.
“(22대 국회에서) 야권이 힘을 합쳐 당장 급한 민생경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당이 하고 싶은 일에만 집중하면 국민들의 피로도가 쌓일 수 있다. 국회가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에 관한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을 재의결하지만, 대통령도 이 문제에 대해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대처했으면 좋겠다.”
- 탄핵 얘기도 나온다.
“대통령 관여가 드러나면 탄핵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야권은 진실을 알리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먼저다. 탄핵은 대통령 본인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불행이다.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윤 대통령이 이제라도 완전히 다른 자세를 보여야 한다.”
박용하·박하얀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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