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사생결단식 정치, '고구마, 수박' 욕 자괴감..팬덤, 상대 악마화 끝내야"[여의도초대석]

유재광 2024. 5. 29.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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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 년 공직생활 마감, 마지막 본회의까지 긴장..시원 섭섭"
"'마지막 공직' 국회의장, 욕먹을 각오했지만..협치, 힘든 길"
"대통령 잦은 거부권, 잘못된 것..허공에 주먹질, 비생산적"
"여야 합의 법안, 거부권 행사 못 해..한 발씩 양보, 앞으로"
"2002 월드컵 총괄 지휘, 금융실명제 도입..인생 최고 기억"
"개헌, 국민 공감할 수 있는 것부터 순차로..맹목 경계해야"

△유재광 앵커: 서울광역방송센터입니다. 2024년 5월 29일 오늘로 말 그대로 다사다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1대 국회가 막을 내리고 5월 30일 내일부터 임기 4년의 제22대 국회가 새롭게 출발합니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2년을 같이하며 21대 국회 하반기 국회를 이끌었던 김진표 국회의장은 오늘 오후 국회에서 퇴임식을 갖고 공무원 30년, 정치인 20년, 50여 년의 공직생활에 큰 마침표를 하나 찍었습니다. 21대 국회와 50년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소회와, 22대 국회와 우리 정치권에 전하는 당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의도초대석' 김진표 국회의장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의장님 어서 오십시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날에.

▲김진표 국회의장: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유재광 앵커: 오늘 국회에서 퇴임식을 하셨는데 50여 년 공직자의 길 대미를 장식하셨는데. 시원섭섭하실 것 같은데 소회가 어떠신가요?

▲김진표 의장: 어제 마지막 본회의를 할 때까지도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였으니까 그런 점에서 당장은 시원한 쪽이 더 많겠지만, 앞으로 또 점점 이제 시간이 흐를수록 섭섭한 것도 많겠죠.

△유재광 앵커: 지금은 그래도 시원한 쪽이 더 많으시고. 21대 국회 하반기 국회의장 처음 시작하실 때 이게 이렇게 가시밭길이 될 줄 알았나, 이거 괜히 했다. 뭐 그런 생각은 혹시 하셨나요?

▲김진표 의장: 이제 국회의장이 제 정치 인생의 마지막 자리이기 때문에 제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시작했습니다. 욕먹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마지막 우리 정치 발전을 위해서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그런 생각으로 해왔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으리라는 건 당연히 예상을 했습니다. 근데 국회의장은 당적을 버리고 중간자의 입장에서 조정안을 통해서 여와 야의 협치를 만들어내는 게 제일 중요한 소임 아니겠습니까? 그런 노력을 하느라고 나름 많이 했는데 밖에서 보시기에 21대 국회가 극한적인 대립과 갈등이 오히려 증폭되지 않았냐. 그런 걱정들 하실 때마다 참 저도 자괴감이 듭니다.

△유재광 앵커: '욕먹는 거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뭐 그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국민의힘에서는 아니 '국회의장은 중립인데 왜 자꾸 민주당 편을 드시냐' 뭐 그렇게 얘기를 하고. 민주당에서는 야권 지지자들 일부는 '답답하다' 뭐 이렇게 비판 '고구마' 뭐 이런 말도 나오고 그랬는데, 죄송스러운 표현이지만, 그럴 때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김진표 의장: 제가 2년 하는 동안에도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저를 보고 왜 자기편이 아니냐 라고 비판하는데. 그래서 제가 욕먹는 걸 두려워해서는 제대로 국회의장 할 수가 없다 그 생각을 했고요. 저는 그런 점에서 헌법기관으로서의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되고 그게 국회의장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야당에서는 당내 민주주의를 통해서 활발한 토론을 해서 다양한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그래서 당론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게 아니라 또 설사 조금 다르고 의견이 다를 때에는 그게 국민들이 의견을 그런 의견을 가지고 있어서 자기가 대변해야 되는 거니까. 그걸 나쁘게 생각하면 안 되는데 최근 들어서 보면 팬덤 정치가 나쁘게 결합해서 그런 사람은 무슨 수박이니 뭐니 그래가지고 비판하고 하잖아요. 근데 그거는 조금 더 생각해 보면 건강한 팬덤은 아니다.

△유재광 앵커: 근데 '국민 눈높이'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어떤 국민이냐에 따라 쳐다보는 높이나 시각에 따라서 그게 다 달라지는 거잖아요. 그걸 어떻게 찾아야 되나요?

▲김진표 의장: 어 그것은 우리가 언론을 통해서 나타난, 예를 하나 들어서 말씀을 드리면 작년에 '노란봉투법'을 민주당은 일방 통과를 시키고 2조와 3조를 다 고쳐서 일방 통과를 시켰고, 정부는 그것을 사전부터 거부권 행사하겠다고 그래서 거부권을 행사해서 결국은 법안이 죽어버렸습니다. 그 법이. 그런데 그 법이 대법원에서 3조와 관련해서는 똑같은 판결이 한 10번 이상 나왔습니다.

△유재광 앵커: 3조가 어떤?

▲김진표 의장: 3조는 이제 노동자들에게 소위 대위변제권을 무제한으로 행사해서는 안 되고, 자기 책임 있는 범위 내에서만 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조정안을 낸 것은, 우선 대법원 판례대로 3조만 고쳐서 먼저 시행을 하면 불쌍한 노동자들 소송 안 하고 노동부에서 그거에 따라서 법이 만들어지니까. 그대로 혜택을 받을 수 있지 않냐 이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다. 그래야 되는데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보면 옛날 군사독재 시절에 하던 '올 오어 낫씽'의 정치 (전부 아니면 전무) 그러니까 그때는 독재 정권에 대항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대통령 직선제 안 하면 내 끝까지 단식해서 목숨을 던지겠다. 이게 YS의 저항 방법이었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독재 국가가 아니잖아요.

△유재광 앵커: 그런데 말씀하신 '벼랑 끝 전술' 이거는 주로 진짜 야당들이 방법이 없을 때 마지막 선택을 하는 건데. 어떻게 지금 여당, 집권 여당이 그런 걸 하고 있을까요?

▲김진표 의장: 지금 야당이 다수당이다 보니까 집권 여당이 이제 그런 정책을 쓰는데. 그래서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유재광 앵커: '노란봉투법' 말씀해 주셨는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께서 채상병 특검법 포함해서 지금 거부권 행사한 게 10개고 그다음에 어제 본회의에서 통과한 '민주유공자법' 등 4개도 더 한다 그러고 그러면 2년 동안 14개인데. 지금 국회의장석에서 의장님이 '법안이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땅땅땅해서 통과를 시킨 건데. 이렇게 다 거부권 행사하는 거 이거 어떻게 보세요?

▲김진표 의장: 잘못된 거죠. 그리고 먼저 국회에서 거부권 행사가 안 되도록 여야가 합의하여 통과시키는 노력을 더 해야 됩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노란봉투법'은 3조만 개정했으면 합의가 됐거든요. 그동안 정치권은 허공에다 대고 주먹질을 하고, 고통받는 국민들은 아무것도 얻은 게 없고. 그런 이런 비생산적인 정치를 하면 되겠냐. 그래서 국민 눈높이라는 말을 제가 그렇게 쓰는 겁니다.

△유재광 앵커: 근데 가령 3조 연대책임만 없애는 걸로 해서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럼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 안 했을까요? 그냥 '노란봉투법' 자체를 거부하시는.

▲김진표 의장: 저는 여야가 합의해서 통과시키면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할 수가 없죠.(합의) 합의하자는 거죠. 정치라는 거는. 이런 스텝 바이 스텝의 정치를 가야 된다고 봅니다.

△유재광 앵커: 오늘 국회의장 퇴임사 보니까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남, 정치인 김진표 인생의 결정적 만남' 이런 표현이 있던데. 상당히 눈에 띄던데 이게 어떤 말씀일까요?

▲김진표 의장: 제가 재경부 차관을 하고 있을 때 김대중 대통령님이 임기 마지막 해에 그때는 김대중 대통령님이 굉장히 어려우셨어요. 아드님 세 분이 다 기소되고 두 분이 구속되고. 그러면서 막 지지율이 20% 이하로도 떨어지고. 그런데 저 보고 와서 정책기획수석으로 좀 도와달라. 제가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가 존경하는 대통령이 나를 필요로 하는데 가야지 무슨 소리냐' 하고 갔습니다.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이 저한테 뭘 맡기셨냐 하면 그 해에 2002년 5월 말 6월 초에 있었던 월드컵 한일 공동주최한 월드컵 있죠? 그거를 저한테 총괄 지휘를 맡기셨어요.

△유재광 앵커: 근데 청와대에서 월드컵을 총괄 관리 지휘할 게 뭐가 있는 건가요?

▲김진표 의장: 그거는 월드컵이 있기 6개월 전에 9월 11일 테러가 미국에서 뉴욕에서 일어나서 수천 명이 죽지 않았습니까? 근데 한국은 잘 아시는 것처럼 남북이 대치 상태에 있고, 공동 주최한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라는 평을 받고. 만약에 단 하나의 안전사고라도 나면 그 사고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니까. 그리고 많은 외국 국가들이 '한국 괜찮냐, 거기서 주최하게 하는 게 되냐' 이런 걱정을 했거든요. 근데 우리나라에서 이 시큐리티와 관련된 부서는 예를 들면 군이라든가 청와대 경호실이라든가 경찰이라든가 또 국정원이라든가 이런 기관은 인사권자가 대통령이시거든요. 그러니까 청와대가 직접 통할하지 않으면 책임 있는 사람이 나서서 의견 조정이 잘 안 돼요. 그래서 총리가 테스크포스를 정부에서 만들어서 한 1년 운영했지만 그거 갖고 안 되니까 마지막에 청와대가 맡아서 이걸 해야 된다 그래갖고 제가 현장을 다니면서 다 해봤습니다. 예를 들면 그런 것부터 시작해서 이게 이제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데 그 사람들을 위한 고유 응원단이 있잖아요. 그 응원단이 비인기인 경우에도 응원단이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하게 하고. 그 응원단들이 열심히 응원해서 그 나라 팀의 사기를 돋아줘야 되지 않습니까? 예를 들면 그런 거라든지. 전 세계의 방송에 다 나가는 거기 때문에 군인이나 경찰 또는 학생들 중에 원하는 사람들을 무료로 입장을 시켜서라도 중요한 게임은 다 채운다든지. 이런 일이 청와대의 통합적 행정력이 아니면 잘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일을 했었죠.

△유재광 앵커: 청와대 손길이 진짜 안 미치는 데가 없는 것 같네요. 말씀대로.

▲김진표 의장: 대통령제의 특성 때문에 그렇죠.

△유재광 앵커: 그런데 저는 의장님한테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서울대 법대를 나오셨는데. 왜 사시를 안 하고 행시를 하셨나요? 이유가 있었을 것 같은데.

▲김진표 의장: 제가 이제 아버님이 지방공무원을 하셔서 한이 있으셨나 봐요. 고위 공직자. 그래서 장남인 저를 보고 꼭 법대 가라 소원이셔서 법대를 갔습니다만 법대가 또 경제학에 좋은 교수도 있고 공부를 많이 합니다. 그런데 저는 한국의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독일 아데나워 수상처럼 대한민국을 경제적으로 재도약시키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 그래서 처음서부터 사법시험은 생각도 안 하고 행정고시를 준비했습니다.

△유재광 앵커: 아버님께서 고위 공직자의 한이 있으셨다고 말씀하셨는데. 73년에 13회 행정고시 붙어서 보니까는 뭐 진짜 이력의 끝판왕이시던데. 국세청, 재무부, 재정경제부 차관, 직업공무원으로 할 수 있는 최고치까지 가셨고, 그리고 김대중 청와대에서 정책기획수석, 장관급 국무조정실장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 인수위 부위원장, 이거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추천을 한 건가요?

▲김진표 의장: 그렇습니다.

△유재광 앵커: 그리고 참여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장관 부총리를 두 번 하셨고. 17, 18, 19, 20, 21대 5선 국회의원, 국회의장.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 경력을 가졌던 사람은 없었을 것 같은데. 50년 이렇게 공직생활을 해보고 나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일, 뭐 어떤 게 있을까요?

▲김진표 의장: 제가 국장 때 금융실명제를 김영삼 대통령 때 제가 실무 총책임을 지고 실명제를 비밀리에 준비해서 그건 밖으로 비밀이 새면 큰일 나거든요. 비밀을 잘 지키고, 그리고 성공적으로 해서 우리나라의 불법 정치자금이라든가 기업의 비자금 이런 그동안 여러 전 세계로부터 비판받던 한국은 투명하지 못하다. 그런 것들을 깨끗이 씻어버리고 한국 경제가 오늘 이렇게 세계적으로 평가받는 길을 갈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걸 가장 보람 있게 생각을 합니다. 제가 이제 전두환 대통령 때 체육관 대통령이잖아요. 전두환 대통령. 근데 그때 이철희 장영자 사건이 나가지고 조흥은행이 거덜이 났었습니다. 그때 김재익, 故 김재익 수석이 (경제수석) 전두환 대통령 때 경제수석이셨죠. 이거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실명제를 하는 수밖에 없다고 전두환 대통령께 건의해서 김재익 수석, 제가 그때는 사무관 때인데 저까지 극비리 작업을 해야 되고, 정확한 내용을 아는 사람이 해야 되니까 몇 명이서 그런 작업을 해서 1차 실명제를 발표까지는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큰 저항을 받아서 시행은 못 하고 법만 만들고 그 법이 정한 10년 뒤에 대통령으로 정하는 시기에 한다고 했는데. 그 10년이 YS 대통령 때 이제 오게 된 거고. 그때는 제가 국장이 돼가지고 금융실명제를 두 차례 비밀 작업을 했던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유재광 앵커: 말 그대로 철권 통치했던 전두환 대통령 때도 못 했는데. 그 YS 때도 알려지면 막 반발이나 이런 게 있을 것 같아서 경제수석도 모르게 보고를 하고 그래서.

▲김진표 의장: 경제수석도 모르셨고. 저희가 다 사표 냈습니다. 거기 작업팀에 비밀작업팀에 들어간 사람은 당시 경제부총리 이경식 부총리 또 재무부 장관 홍재영 장관, 저 또 제 밑에서 작업하던 사람, 모두 사표 대통령께 내고. 이 중에 하나라도 비밀이 새면 이 사표 다 수리해 버리겠다. 그렇게 했죠.

△유재광 앵커: 이거는 정말 했어야 했는데 아쉽다. 뭐 그런 거는 있을까요?

▲김진표 의장: 선거제 개편 문제였습니다. 제가 국회의장 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선진 정치인데 이거를 제도화하려면 선거제를 안 바꾸면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는 254개의 지역구 선거를 한 표라도 이기면 승자 독식하는 소선거구제를 하다 보니까. 무조건 한 표만 이기면 된다. 그러니까 한 표를 제일 쉽게 이기는 방법은 자기 지지층을 결집시키면 된다.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면 제일 좋은 방법이 상대를 악마화하면 지지층이 저절로 모이잖아요. 이게 팬덤 정치의 추세하고 결합이 돼가지고 상대를 악마화하기 시작하니까. 그럼 상대는 가만히 있나요? 서로 악마화하고 그러니까 대결의 정치가 돼서 그 극한적인 싸움을 하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해서 통 큰 합의 양보 이런 걸 찾아볼 수가 없거든요. 그런 걸 해야 국민들이 정치를 보고 감동할 텐데. 과거에는 그런 게 많았거든요. 그래서 이제 이런 정치를 하려면 선거제를 고치지 않고는 안 되겠다 해서 할 수 있는 전원위원회도 하고 공론화 조사도 하고 언론계 전체에 관심 있는 기자분들한테 웹 조사도 하고 그 결과를 다 발표하고 물가까지는 다 끌고 갔는데. 이게 너무 시간이 늦어지고 선거가 임박하니까 각 당의 당대표들이 겁이 나서 잘못했다가 이것 때문에 지면 어떡하냐. 그래서 또다시 선택을 못 해서. 앞으로는 그래서 제가 후임 국회의장에게 어제도 그렇게 얘기했는데 선거법은 선거가 있기 9개월 전까지 안 고쳐지면 9개월 현재 되는 그 선거법으로 선거 치른다. 그러니까 여야가 합의해서 선거제 고쳐라 그리고 선거제 개편 작업도 이제 플레이어인 국회의원들한테 맡기지 말고.

△유재광 앵커: 선거제 개편 말씀해 주셨는데 지금 87년 6공화국 헌법 체제는 '이제 수명이 다 됐다. 안 맞는 옷이다. 바꿔야 된다' 개헌 얘기가 나오는데. 권력구조 개편 포함해서. 어떻게 보세요?

▲김진표 의장: 근데 그게 실제로는 실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37년간이나 못 고치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많은 국민 중에는 여태까지 개헌 논의는 전부 권력의 배분에 관한 거거든요. 대통령의 권한을 좀 너무 지나치게 독점되어 있으니까 국회에다 주자고 그러는데. 많은 국민들은 '무슨 소리야 국회의원은 더 나쁜데. 그러다가 나라 망해' 예를 들면 이러니까. '안 돼 지금대로 가야 돼' 이렇게 주장하는 국민들도 꽤 있어요. 그래서 저는 개헌을 하긴 해야 되는데 국민 대다수가 이거는 꼭 개헌해야 되겠다고 생각하는 그 내용만 갖고 하자. 그게 뭐냐 저출생, 제가 공직 50년을 마무리하면서 우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집중해서 공론화하자. 해가지고 그것을 헌법에다 박제하는 것입니다. 헌법의 마지막 장 제11장을 두어서 '지속가능한 인구정책' 그래서 그걸 구체적으로 두는 이유는 예를 들어서 주택정책.

△유재광 앵커: 아니 근데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는데. 하는 김에 하는 게 낫지 않나요? 그렇게.

▲김진표 의장: 그렇게 하면 또 못 고칩니다. 쉬운 일 아닙니다. 그래서 국민들 모두가 전혀 예외 없이 '이거는 반드시 해야 돼' 할 정도의 공감대가 있는 것은 내가 볼 때는 저출생밖에 없다. 독일 같은 나라는 (수시로) 48년에 우리하고 같이 정부가 수립됐는데 66번 헌법을 고치고 1990년 동서독이 통합한 뒤에도 31번을 고쳤어요. 그러니까 그래야 이제 현실에 맞는 법이 되거든요. 저출산 대책과 같이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대책을 가지고 먼저 한번 하고, 그러면 국민들이 공감하실 테니까 다음 단계로 개헌할 수 있지 않나.

△유재광 앵커: 일단 개헌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를 하도록 하고. 22대 국회나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당부나 뭐 이렇게 하실 말씀 있으실까요?

▲김진표 의장: 저는 딱 네 글자로 말씀을 드리면 '헌법기관'답게 행동하고 하도록 해주셨으면 좋겠다. 당신들은 헌법기관으로 자긍심을 가지려면 국민의 눈높이가 어디 있는지를 늘 사안마다 따져보고, 국회의장도 한 사람 한 사람의 국회의원이 그렇게 되도록 그 중립적인 지위에서 서로 싸울 때마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서 조정해 가도록 하는 그런 역할이 저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유재광 앵커: 너무 원론적이고 이상적인 말 아닐까요. 우원식 의원 같은 경우는 지금 의장 당선 수락 인사에서 '의장은 단순한 사회자가 아니다. 중립은 몰가치가 아니다' 이런 얘기를 또 했던데.

▲김진표 의장: 뭐 물론 그렇죠. 그런데 그 몰가치에 그러면 '유가치'라면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치의 표준이냐. 그러면 우원식 국회의장도 그랬어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런데 당의 당론에 맹목적으로 따라가고, 그다음에 소위 팬덤들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정치를 해서 결과적으로 국민이 이익을 해치게 되면 그거는 헌법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지 않는 거고 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자꾸 높아지는 거죠.

△유재광 앵커: 알겠습니다. 시간이 거의 다 돼서 50여 년 공직생활 공식적으로 마감을 하셨는데. 앞으로 계획, 마무리 말씀 좀 해서 듣도록 하겠습니다.

▲김진표 의장: 제가 그동안 해오던 여러 가지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의 치열한 과학기술이 경쟁에서 어떻게든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전 세계가 지금 과학기술 분야 미래를 결정짓는 과학기술 30개 중에 누가 1위를 하느냐 몇 개 갖냐 이걸 가지고 패권 경쟁을 하거든요. 수단 방법을 안 가리는 여기서 밀리면 우리가 어렵게 어렵게 올라왔다가 이제 뒤로 또 밀려나니까. 우리 공동체가 거기에서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그런 쪽을 유도하는 그래서 우리 후배 정치인들이나 후배 관료들이 소신껏 올바른 방향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가 좀 뒤에서 자유로운 신분으로 서포트하는 역할을 언론과 함께 하자. 그래서 광주방송에서도 좀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유재광 앵커: 가끔 오셔서 좋은 말씀 국가 원로로서 좀 해 주십시오.

▲김진표 의장: 불러주시면 언제나 오겠습니다.

△유재광 앵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김진표 의장: 감사합니다.

△유재광 앵커: 지금까지 서울광역방송센터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함께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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