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펄 나는 나스닥… 설설 기는 코스피… 왜?
엔비디아 힘받은 나스닥 첫 1만7000 돌파
미래산업·AI반도체 특화 美·대만 질주
대만·유럽·日 등 2024년초 대비 최고 22%↑
국내 대장주 삼성전자 부진… 코스피 ‘시름’
불안 장세에 45P 내려 2700 또 무너져
밸류업 방안도 기대이하… 부양효과 미미
국내 주식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초로 1만7000선을 넘었다. 나스닥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국 증시는 올해 들어 10%를 넘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59% 오른 1만7005.65를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1만7000선을 넘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이달 들어서만 8.7%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AI용 반도체 선두주자인 엔비디아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7.13% 오른 1140.59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최초로 1100달러를 돌파했다.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는 상승 추이다. AI 산업 발달과 함께 앞으로 더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 오픈AI가 생성형 AI ‘챗GPT’를 발표했던 2022년 11월 30일 엔비디아의 주가는 169.23달러에 불과했었다.
나스닥뿐 아니라 전 세계 주요국 증시는 활황세다. 연초 대비 28일 기준 유럽 유로스톡스50지수는 11.47%,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6.72%, 대만 자취안지수는 22.43% 상승했다. 코스피는 이 기간 1.99%의 상승률을 기록, 사실상 횡보 상태다. 코스피는 29일 들어서도 전일 대비 45.55포인트(1.67%) 하락하며 2700선이 다시 속절없이 무너졌다.
그동안 기술주 위주인 나스닥과 코스피는 동조화 현상을 띠는 사례가 잦았다. 왜 올해는 예외일까. 먼저 국내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거론된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연초 대비 28일까지 2.51% 하락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만 자취안지수 시총이 한국 코스피 시총을 앞지른 사실을 지적하면서, 이는 대만 증시 대장주인 TSMC와 삼성전자 간 주가 차이에 비롯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한국의 대미 수출은 올해 1∼4월 전년 동기 대비 17.7% 증가했지만, 대만은 같은 기간 64%나 급증했다”며 “미국 AI 붐 사이클에 TSMC 등 반도체 업체들이 큰 수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은 시장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증시 부양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 정부가 2차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기업 자율’에 방점을 찍은 것을 두고 ‘미온적인 대책’이라고 반응했고, 세제 혜택이 빠진 데 대해서는 비판적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볼 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 도입한 일본 사례를 참고했을 때 관련 지수 출시 직후 밸류업 주가 모멘텀이 단기적으로는 약화할 수 있다”며 “그러나 주주환원율, 총주주수익률 등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 밸류업은 중장기적으로 유망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도형·안승진·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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