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노벨상 사전트 교수 “지금은 2차 세계대전 직전과 같은 상황”

김보경 기자 2024. 5. 2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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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3시 30분 고려대 백주년삼성기념관에서 열린 '넥스트 인텔리전스 포럼'에서 토마스 존 사전트 미국 뉴욕대 교수가 '인공지능의 기원'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고려대 제공

“지금 세계는 제2차 세계대전에 버금가는 전쟁이 다른 방식으로 재현된 상황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토마스 존 사전트(81)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 교수는 29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 백주년기념삼성관 강연에서 ‘AI 경쟁에 뛰어든 각국 각축전으로 세계 질서가 재편될 수 있느냐’는 조선일보 질문에 “현재 AI와 관련된 기술을 두고 각국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각국이 정보 전쟁을 벌였던 모습과 다르지 않다”며 이같이 답했다.

사전트 교수는 ‘합리적 기대 가설’을 바탕으로 정부 정책에 따른 효과를 분석하는 연구로 201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대표적 석학이다. 그는 이날 고려대 강연에서 AI의 등장으로 세계 질서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사전트 교수는 “AI 기술에서 어느 국가가 우위를 선점하느냐를 두고 이미 세계대전은 시작됐다”며 “과거 세계 대전과 비교해 그 양상은 훨씬 더 복잡하지만, 이 기술 전쟁에서 누가 두각을 드러내는지가 결국 세계질서 재편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전트 교수는 AI가 인간이 타고난 지성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교육은 타고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말하면서 “특히 직감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분야를 학습하고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데 물리·생물·경제·통계학을 기반으로 개발된 인공지능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관찰하고 법칙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의문을 가져야 한 걸음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전트 교수는 인공지능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석학들은 현상을 관찰하고, 관찰한 개별 사건을 이어 법칙으로 만들었다”며 “인공지능은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보다 더 빠르게 처리해내는데 이는 본질적으로 석학들이 이제껏 해온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교수는 코페르니쿠스부터 케플러, 뉴턴과 다윈에 이르는 과학자들을 예시로 들며 “학자들이 해온 일을 인공지능이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가지고 더 빠르게 하고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는 개교 120주년·정경대 70주년을 맞아 국내외 저명한 인사들을 초청하는 넥스트 인텔리전스 포럼(Next Intelligence Forum·NIF) 특강을 진행 중이다. 사전트 교수는 여섯 번째 연사로 참석했다. 이날 강연은 ‘인공지능의 기원’을 주제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고려대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고 인류 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들과의 만남을 통해 미래 사회에 공헌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취지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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