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먹먹" 황인재, 2부리그 방출생에서 첫 태극마크까지
한때 2부리그 팀에서도 방출됐던 선수가 나이 서른에 처음으로 국가대표가 됐다면 어떨까요? 포항의 수문장 황인재 선수에게는 인생역전이란 말이 참 잘 어울립니다.
홍지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강원 2:4 포항/K리그1 (지난 1일)]
높게 날아오는 크로스를 가볍게 걷어내고 곧바로 돌아오는 강슛도 손으로 쳐냅니다.
[포항 1:0 전북/K리그1 (지난 4일)]
난데없는 왼발 터닝슛도 본능적으로 튕겨냅니다.
어지간한 슛으로는 뚫을 수 없습니다.
포항의 골문을 지키는 황인재입니다.
이번 시즌 15경기에서 12골을 내줬는데 무실점 경기는 6번이나 됩니다.
'선방'은 기본이고, 이른바 '발밑'까지 좋습니다.
공격수들의 압박을 가볍게 벗겨내고, 전방으로 롱 패스를 찔러서 순식간에 1대1 찬스를 만들기도 합니다.
중학교 때 스트라이커로 축구에 입문했지만 골키퍼로 전향해, 나이 서른에 국가대표까지 오른 황인재.
[황인재/포항 : 그간 해온 노력들의 보상을 받는 것 같아서, 정말 스스로 마음이 조금 먹먹해졌던 것 같아요.]
사실 10년 가까이 고생길을 걸어왔습니다.
2016년 광주에서 데뷔했지만 이후 2부 리그를 전전했고, 성남에서는 단 1경기를 뛰고 방출되기도 했습니다.
[황인재/포항 : 정말 선수 한 명이 이렇게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게 일도 아니겠구나…]
그렇게 벤치로 밀려난 시간을 오히려 단점을 고치고, 장점을 키울 기회로 삼았습니다.
[황인재/포항 : (맨시티) 에데르송 선수 같은 좋은 킥력, 빌드업 능력 아니면 국내에 있는 (조)현우 형의 선방 능력… 밑에서부터 패스로 제가 풀어준다면, 뭔가 공격적으로 더 기회가 많이 생기고.]
포항의 수호신으로 거듭난 황인재는 이제 월드컵을 꿈꾸고 있습니다.
[황인재/포항 : 본선 진출을 이뤄내서 다음 월드컵 명단에 올라가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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