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로 뛰는 건 꽤나 외롭다…90년대생의 이른 은퇴 선언
“패배에 따라오는 비판 힘들어”
‘LPGA 통산 15승’ 렉시 톰프슨
12세 때 US여자오픈 ‘골프 신동’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데 만족”
29세의 나이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통산 15승을 올린 렉시 톰프슨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30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의 랭커스터 컨트리클럽에서 개막하는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하는 톰프슨은 대회 시작 전날인 29일 기자회견에서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갖고 산다”며 “골프에서는 이기는 것보다 지는 일이 많다. 계속 카메라 앞에 서고, 열심히 연습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비판받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톰프슨은 12세 때 US여자오픈에 출전하며 ‘골프 신동’으로 불려왔다. 두 오빠가 모두 프로골퍼인 집안에서 자라난 톰프슨은 16세에 LPGA 투어에서 첫 승을 올렸고, 300야드에 가까운 장타를 날리며 필드를 누볐다. 19세였던 2014년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 메이저 대회 첫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2017년 ANA 인스퍼레이션(옛 나비스코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쉽게 우승할 것으로 보였던 톰프슨은 3라운드 때 공을 잘못 마크한 것이 드러나 총 4벌타를 받고 연장전으로 끌려갔고, 한국의 유소연에게 우승컵을 넘겨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톰프슨은 당시 경기위원에게 “이거 농담이죠?”라고 물어봤다며 “불행한 상황이었지만 덕분에 예상치 못한 팬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톰프슨은 지난해 이후 출전 대회를 크게 줄이며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톰프슨은 “골프를 한다는 것은 많은 걸 요구하고, 외롭다”며 “최근 골프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고 많은 사람이 우리가 프로 운동선수로서 겪는 일들을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톰프슨의 이날 언급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동하던 그레이슨 머리(미국)의 죽음을 뜻하는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추정했다.
그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면서도 “올해가 골프의 마지막이라는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가정을 가지고 싶다”
‘여자 테니스 10위’ 대니엘 콜린스
“출산, 커리어와 병행 쉽지 않아”
자궁내막증 치료 경험 나누고파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활약 중인 1993년생 대니엘 콜린스(미국)는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제 30대가 된 상위 랭커 선수의 때 이른 은퇴 발표에 테니스 팬들도 놀랐다. 2022년 호주오픈 준우승자 콜린스는 지난 3월 생애 처음으로 WTA 1000시리즈(마이애미 오픈)에서 우승하는 등 좋은 흐름을 이어가며 현재 세계 10위에 올라 있다.
프랑스오픈에 참가 중인 콜린스는 29일 영국 BBC의 칼럼을 통해 ‘내가 톱10에 있지만 은퇴하는 이유’를 밝혔다. 콜린스는 “테니스를 제외하고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는 가정을 갖는 것”이라면서 “신체적 능력이 중요한 직업을 가진 여성이 커리어를 이어가며 가정을 꾸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여성 스포츠 선수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콜린스는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올해가 현역으로 뛰는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며 자궁내막증을 이유로 밝혔다. 자궁내막증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콜린스는 아기를 갖기 위해 더 젊은 나이에 시도해보라는 전문의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콜린스는 또 만성 류마티스 관절염으로도 고생 중이다.
콜린스는 이와 관련해 “많은 팬들은 걱정해주고 격려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상황을 잘 알지 못하면서 섣부른 조언으로 상처를 주기도 한다”며 “사람들이 내 결정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궁내막증에 대한 수준 높은 대화가 있으면 좋겠다. 나는 자궁내막증을 치료받은 다른 여성들로부터 놀라운 지원을 받았고, 다음에는 나와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들에게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콜린스는 “테니스와 테니스로부터 얻은 많은 기회를 좋아한다”고 감사를 잊지 않으며 “그렇지만 프로테니스 선수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어려움도 많다. 일상적인 삶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을 느끼지 못한 채 많은 날을 보낸다. 프로테니스 선수와 외로움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투어 커리어를 돌아봤다.
이충진·이정호 기자 hot@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해를 품은 달’ 배우 송재림 숨진 채 발견
- 한동훈 대표와 가족 명의로 수백건…윤 대통령 부부 비판 글의 정체는?
- 최동석 ‘성폭행 혐의’ 불입건 종결···박지윤 “필요할 경우 직접 신고”
- ‘훼손 시신’ 북한강 유기범은 ‘양광준’···경찰, 신상정보 공개
- [속보]‘뺑소니’ 김호중, 1심서 징역 2년6개월 선고
- 안철수 “한동훈 특검 일언반구가 없어···입장 밝혀야”
- [단독] 법률전문가들, ‘윤 대통령 의혹 불기소’ 유엔에 긴급개입 요청
- 트럼프, CIA 국장에 ‘충성파’ 존 랫클리프 전 DNI 국장 발탁
- [영상]“유성 아니다”…스타링크 위성 추정 물체 추락에 ‘웅성웅성’
- 가장 ‘작은 아기’가 쓴 가장 ‘큰 기적’…지난 4월 ‘국내 최소’ 260g으로 태어난 ‘예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