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감독’ 클롭 “리버풀 선택한 건 인생 최고의 결정”
“아내 울라와 결혼한 것을 제외하고 리버풀을 선택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습니다.”
리버풀(잉글랜드)과 9년 동행을 마무리한 위르겐 클롭 감독(사진)이 팬들과 마지막으로 인사하는 자리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클롭 감독은 28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의 M&S 뱅크 아레나에서 열린 ‘위르겐 클롭과의 밤’ 행사에 참석했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휴가를 보내던 그는 전용기편으로 다시 리버풀에 도착했다.
리버풀 출신으로 축구선수로도 뛰었던 코미디언 겸 영화배우 존 비숍과 리버풀 TV 해설가 피터 맥도월이 주최한 이날 행사는 37파운드(약 6만4400원)라는 적지 않은 입장료에도 팬들의 열기로 붉게 물들었다. 영국의 테너 알피 보가 부른 리버풀 응원가 ‘당신은 혼자 걷지 않는다(You will never walk alone)’로 시작된 행사에서 팬들이 자신을 향한 노래를 부르자 클롭 감독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터뜨렸다.
클롭 감독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손을 왼 가슴에 올리면서 지지에 감사를 표현했고, 평소 세리머니까지 펼쳐 보였다. 클롭 감독은 2015년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순간을 떠올리며 “울라와 결혼한 것 외에 리버풀에 합류한 것은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리버풀은 2015년 10월 클롭 감독이 부임한 후 ‘명가 재건’에 성공했다. 리버풀은 클롭 감독의 지휘 아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19~2020시즌에는 30년 만에 EPL 우승까지 이뤄냈다. 2021~2022시즌 EPL 2위와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따낸 리버풀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그컵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오르는 등 맨체스터 시티와 강력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뛰어난 성적으로 팬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던 클롭 감독은 지난 1월 “에너지가 고갈됐다”며 2023~2024시즌을 마지막으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다. 리버풀은 3위로 시즌을 끝내면서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권을 따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리버풀은 아르네 슬롯 감독을 선임해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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