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차 맞이한 '42서울'…SW교육 혁신 위한 과제는?
[EBS 뉴스]
서현아 앵커
42서울을 운영하는 이노베이션아카데미 전영표 학장과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 교재, 학비가 없는 3無 교육을 내세우고 계십니다.
사실 주입식 교육을 받은 한국 학생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해낼 수가 있는 겁니까?
전영표 학장 / 이노베이션아카데미
저희 교육 방식은 강의 없이 처음부터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처음 문제를 접하게 되면 인터넷 검색도 하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보는데 잘 풀리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시험을 보게 되는데요 반 정도가 손도 못대고 빵점을 받습니다.
그때부터 이제 멘붕이죠, 혼자는 안되는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되고 그때부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주변에 있는 동료들을 찾아가 말을 걸고 함께 문제 푸는 방법을 상의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소위 동료학습이라는 게 시작되는 겁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문제의 해결책을 찾아내고 실행 결과까지 얻어내게 되는데 여기서 커다란 성취감을 맛보게 되고 비로서 공부하는 방법을 깨우치고 개발자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배출된 개발자가 기업 현장에 취업하게 되면 정규 교육을 받은 학생에 비해서 문제해결 능력이 훨씬 뛰어나고 실제 개발 현장에 익숙한 사람처럼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제 실무 현장에서도 아주 환영받고 있습니다.
저희 학생을 채용하지 않은 기업은 있어도 한 번만 채용한 기업은 없다고 할 정도로 한번 채용했던 기업에서는 매년 채용을 요청해 오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만큼 산업의 수요를 잘 반영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일 텐데요.
그런데 이 자격 조건이 고등학교 졸업장뿐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보통 어떤 학생들이 들어오는 겁니까?
전영표 학장 / 이노베이션아카데미
저희 입학생들은 아주 다양한데요.
글을 읽을 수 있고 최소한의 논리력 정도만 있으면 입교할 수 있기 때문에 전공, 나이, 성별 무관하게 고졸 정도의 문해력만 있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보면 SW 비전공도 절반 정도 되고요, 나이는 20대가 가장 많지만 최고 64세 입교생도 있었습니다.
SW개발 하면 일반인들에게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여기 학생들을 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아주 특이한 경우로 언론사 기자분이 취재하러 왔다가 학습과정을 경험해 보고 저희 교육 방식에 매료 되서 결국 SW 개발자가 되어서 N사에 개발자로 취업한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등학교 갓 졸업하고 바로 들어왔는데 이런 교육 방식이 적성에 딱 맞았던 것이죠, 전세계 42캠퍼스 중 최 단기간인 3개월만에 본과정을 모두 수료한 교육생이 있습니다.
지금은 꽤 견실한 사이버 보안 기업의 개발자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42서울은 프랑스 교육기관의 방식으로 빌려온 것인데요,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과정도 새로 개발하셨다고요.
전영표 학장 / 이노베이션아카데미
네, 코디세이라고 하는데요, 마찬가지로 강의, 교재 없이 동료학습 기반의 자기주도형 교육 플렛폼입니다.
참고로 '코디세이'는 코딩(Coding)의 C와 모험하면 떠올르는 단어인 Odyssey를 결합해서 만든 합성어인데요, 학습자가 동료들과 함께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개발자로 성장하는 여정을 경험하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코디세이'는 특히 빠르게 발전하는 한국의 기술 산업 구조에 따라 다양한 최신 기술 습득이 필요하고 첨단 산업 현장에 적응할 수 있는 교육 내용과 속도가 중요한데 이러한 산업계 수요를 반영해서 다양한 기술별 콘텐츠를 구축하였고 지속적으로 추가 발굴하여 개발하고 추가해 갈 예정입니다.
서현아 앵커
교육 방식이 전반적으로 굉장히 혁신적인데, 문을 연 지가 올해로 5년째 됩니다.
이렇게 새로운 교육 방식을 정착하기까지 또 어려움도 적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전영표 학장 / 이노베이션아카데미
그동안 당연히 굉장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이게 이제 교육 플랫폼만 설치하고 내버려두면 저절로 이렇게 잘 굴러갈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고,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교육 방식을 운영하다 보니까 학생들이 동료학습 방식에 익숙해 지도록 도와주고 관리하는 보칼(Bocal)이라고 하는 교육 스텝들이 있는데, 이 스텝들도 이런 교육을 처음 이제 하다 보니까 서로 헤매는 거죠.
그래서 학생들뿐만 아니라 교육 스태프들을 같이 교육시키면서 42서울을 정착시켜 왔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는 현장에서 동료학습을 진행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이 때 메타버스 교육장을 만들어 화상채팅을 통해 동료학습을 진행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이러한 고생끝에 이제는 파리 에콜42 다음으로 전세계 54개 캠퍼스 중 규모면에서 두 번째이고, 학습 수준을 나타내는 평균 레벨이 최고 수준의 캠퍼스로 성장하면서 안정화 되었습니다.
이노베이션아카데미는 다른 나라의 42캠퍼스와 다르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등 100% 정부 지원으로 설립되어서 지금까지 성공적인 성과를 내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해서 더 많은 산업 현장에 필요한 SW 개발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이노베이션아카데미의 역할에 대해 더 많은 공공과 민간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서현아 앵커
어쩌면 이렇게 끊임없이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또 문제 해결력을 키워나가는 게 미래 교육의 아주 중요한 과제일 텐데요, 앞으로 또 계획하고 계시는 혁신교육 과제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전영표 학장 / 이노베이션아카데미
요즘에 굉장히 관심 있게 보는 게 생성형 AI가 나오면서 이제 생성형 AI 코딩까지 요새 해내면서 개발자를 대체할 것이다 이런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의 SW 수업에 프로그램 코딩 과제는 생성형 AI가 휼륭하게 잘 만들어내기 때문에 강의 진행하는 교수님들 고민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SW개발자 업무 중에 코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많아야 30% 정도로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저희 재단의 교육 과정은 코딩은 본격적인 학습을 위한 준비 단계이고, 코딩 결과를 놓고 동료학습을 통해 분석하고 이해하고 재구성하면서 코딩 외 나머지 70% 스킬을 배우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chatGPT같은 AI는 코딩 시간을 많이 단축해 주게 되고 이 시간에 개발자 본연의 역량을 키우는데 더 집중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 5년동안 2,500명 정도의 고급 인력을 양성했는데 필요한 SW개발자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2023년에는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가 지역에서 처음으로 42경산으로 운영을 시작했는데 계속해서 여러 지역으로 확대해 가면서 전국적으로 SW개발자 양성 규모를 늘려갈 계획입니다.
저희 재단은 코디세이 교육플랫폼을 중심으로 AI/SW 강국으로서의 대한민국 산업 구조에 특화된 인력을 공급하는 허브 기관이 되고자 합니다.
이러한 이노베이션아카데미의 교육방식은 SW 교육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이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미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디지털 시대의 핵심은 그 내용을 좌우할 소프트웨어인데요.
현장 수요에 맞는 인력을 잘 키워낼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모델이 확산하길 바랍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