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교재·학비' 없는 학교…SW인재 기른다
[EBS 뉴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디지털 교육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어떻게 길러낼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 교육기관에서는 강의도, 교재도, 학비도 없는 3무 교육방식으로 IT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데요.
5년 차를 맞은 올해까지 배출한 인재만 2,500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먼저 황대훈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민규씨는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고 싶어 혁신교육기관 '42서울'에 입학했습니다.
민규씨에게 주어진 건 가르쳐주는 사람 하나 없이 한 달 동안 해결해야 하는 낯선 코딩 과제뿐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민규 / '42서울' 6기 입학생
"프로젝트만 딱 주어지고 제가 무엇을 해야 될지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아요. 먼저 한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42서울'에는 강의도, 교재도 없습니다.
학비도 받지 않고, 오히려 월 100만 원의 지원금을 줍니다.
24시간 개방된 학교에서, 학생들은 나이도, 이름도 묻지 않고 서로를 위한 학생이자, 평가자가 됩니다.
"yusekim님 한번 평가표 보면서 다시 한번 체크해볼까요. 어떤 거 쓰셨어요? 시스템 호출이죠?"
"아 네"
42서울은 세계적 혁신교육기관으로 손꼽히는 프랑스의 '에꼴42'의 교육방식을 국내에 도입한 겁니다.
고등학교 졸업장만 있으면 누구나 입학할 수 있는데 실제로 입학생의 절반이 소프트웨어 비전공자입니다.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부터 학습자가 스스로 생각하도록 하는 환경 속에, 학생들은 동료들과 주어진 과제를 게임처럼 하나씩 해결하며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인터뷰: 김종훈 팀장 / 이노베이션아카데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절차를 통해서 해결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인공지능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거든요. (그런)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1만 6천 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지금까지 2,500명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배출했습니다.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졸업생들이 현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취업률도 80퍼센트대를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안현순 전무이사 / 메디칼스탠다드
"대기업에서 한 10명이 해야 될 정도의 업무를 혼자 다 처리하는 거죠. 제한된 시간 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퍼포먼스를 보면 (42서울 출신이) 좀 더 우월하다."
100퍼센트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되는 42서울은 국내 여건에 맞는 자체적인 소프트웨어 교육 플랫폼 '코디세이'도 개발해 5개 대학과 2개 지자체에 시범 적용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전영표 학장 / 이노베이션아카데미
"일반 다른 교육기관에서는 섣불리 도전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그런 교육 방식입니다. (저희가 그것을) 구조 시스템으로 만들어서 다른 교육기관에 전파하면서 많은 인재를 효율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42서울은 에꼴42 교육방식을 도입한 50개 기관들 가운데 규모에서는 2위, 학업 성취도는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혁신 교육을 이어가기 위해 지속적인 예산 확보와 더불어 자립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EBS 뉴스 황대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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