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KT맨' 오재일 "주전 생각보다 하루하루 최선 다해야"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아직까지 정신이 없네요."
프로야구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오재일(38)이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아직은 낯선 새 팀서 새 출발을 하게 된 그는 "가족들도 당황스러워했지만, 괜찮다고 잘 된 거라고 해주더라.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오재일은 29일 잠실 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경기를 앞두고 KT 선수단에 합류했다.
전날 KT는 박병호를 삼성 라이온즈에 내주고 오재일을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올 시즌 기량이 만개한 KT 문상철에 밀려 입지가 좁아진 박병호가 구단에 방출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KT는 박병호 트레이드에 나섰다. 우타 거포가 필요했던 삼성이 이에 응하면서 좌타 거포인 오재일이 KT로 향하게 됐다.
오재일은 자신의 트레이드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트레이드 발표 직전 대구 키움 히어로즈-삼성전에서는 대타로 나와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러나 홈런 여운이 가시기도 전, 경기가 끝나자 마자 KT행 사실을 알게 됐다.
"그래도 마지막에 홈런을 쳐 마지막 인사를 건넨 거 같아 좋았다"고 떠올린 오재일은 "팀 미팅에서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슬플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조금씩 이야기했다"며 아쉬웠던 이별을 돌아봤다.
2005년 현대 유니콘스 지명을 받아 프로에 입단한 오재일은 넥센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를 거쳐 지난 2021년부터 삼성에서 뛰었다.
통산 14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207홈런 836타점 589득점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좌시했지만 지난해 타율 0.203, 11홈런으로 고전했다. 올해도 22경기에서 타율 0.234, 3홈런 8타점으로 부진했다.
시즌 중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는 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일이다. 오재일은 "안 맞고 있는 시기가 있다보니 환경이 바뀌면 잘 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 않나. 기분도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마음을 임할 수 있으니 잘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개인적인 기회가 될 수 있으니 열심히 해서 잘하라"는 격려를 전했다.
트레이드 대상이 된 박병호와는 동갑내기 절친이다. 둘은 넥센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트레이드 발표가 난 뒤엔 꽤 긴 통화도 나눴다. 오재일은 "가장 친한 친구인데, 친구끼리 트레이드가 되니 좀 웃기다는 이야기를 했다. 병호가 '미안하다, 나 때문에 팀을 옮기는 거 같아 미안하다'고 하더라. 둘 다 자기 자리에서 잘하면 되는 일이니까 괜찮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2015년 1군에 진입한 '막내 구단' KT는 빠르게 강팀으로 성장했다. 2021년 창단 첫 우승을 수확하는 등 가을야구 단골 손님으로 자리잡았다. 오재일은 밖에서 지켜본 KT에 대해 "투수력이 너무 좋았고, 타선도 워낙 좋았다. 상대하기 굉장히 까다로운 팀이었다. 타자들도 워낙 잘치는 선수가 많아서 (KT 홈구장인) 수원에 가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돌아봤다.
이제는 '강팀' KT에서 경쟁해야 한다. 이강철 KT 감독은 이제 막 주전으로 올라선 문상철을 뒷받침 해주는 역할을 오재일에게 기대하고 있다.
오재일은 "주전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 하루하루, 한 타석 한 타석,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가 지속되다 보면 경기도 많이 나갈 수 있고, 경기에 못 나가도 내가 후배들에게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나는 야구를 즐겁게 하고, 표정이 밝은 사람인데 최근에 야구가 안 되니 처져 있었는데, 팀도 바뀌었으니 더 재밌게 하려고 한다. 후배들을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을 테니 그런 부분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미소지었다.
최근 타격감도 올라오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04(23타수 7안타), 2홈런 3타점을 뽑아냈다. "타격감이 나쁘지 않은 상태다. 계속 꾸준히 훈련하고, 몸관리를 잘해서 준비하면 KT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지난 3년 동안 자신을 향해 응원을 보내준 삼성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3년 전 처음 대구에 갔을 때 너무 많은 환영을 해주셨다. 야구 인생에서 잊지 못할 3년이었다. 항상 잊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야구를 할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새 식구가 된 KT팬을 향해서는 "우승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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