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생아 유기 살인 20대 친모에 아동학대살해죄 물었지만

영아살해죄 적용 주장 배척했지만
양형기준보다 낮은 3년6개월 선고

신생아를 유기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친모에게 법원이 아동학대살해죄를 적용해 실형을 선고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7부(신헌기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살해와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부산 중구 한 숙박업소에서 신생아를 낳은 뒤 비닐봉투에 넣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법정에서 “아동학대살해죄는 아동학대 당시에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으나 학대 이후 살인의 고의가 발생한 경우에 적용된다”며 “분만 직후부터 살인 고의가 있었기에 살인죄 혹은 영아살해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학대살해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는 범죄다. 이는 분만 중 혹은 분만 직후 영아를 살해했을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는 영아살해죄나 살인죄(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보다 형이 무겁다. 이로 인해 영아살해죄가 솜방망이 처벌의 근거가 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2023년 폐지됐다.

　재판부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영아살해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는 점을 들어 아동학대살해죄의 양형기준의 하한(7년)보다 낮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의 범행이 없어진 영아살해죄는 물론 시행 중인 아동학대살해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면서도 “다만 임신을 적극적으로 인식하지 못한 채 갑자기 출산해 극도의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렀던 점과 영아살해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있는 등 참작의 여지가 많아 (양형기준) 하한을 벗어난 주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