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더위에 지친 몸에는 메밀이 `최고`
시원한 메밀 막국수가 생각나는 여름이다. 메밀은 마디풀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중앙아시아 북부가 원산지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재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기온이 낮은 고지대인 함경도와 평안도, 강원도 등지에서 생산된 것이 맛과 질이 우수하다고 한다.
메밀은 쌀에 들어있지 않은 비타민 B1, B2와 철분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쌀이 주식인 우리 식단에서 꼭 필요한 보조식품이다. 단백질도 양질이고 다른 곡물류에는 부족한 트립토판, 슬레오닌, 리신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다.
메밀에는 다른 식물에는 거의 없는 '루틴'(항산화물질인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이란 성분이 풍부하다. 루틴은 비타민 P의 작용을 하는데 이는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낮추고, 취약성을 강화시켜 혈액 순환을 도와준다. 따라서 모세혈관에 문제가 있는 질환인 혈소판 감소성 자반병에 효과가 있다.
메밀은 혈관을 튼튼히 하므로 고혈압과 동맥경화증에도 좋은 효과가 있어 중풍 예방과 재발 방지에도 도움이 된다. 녹내장에 쓰면 안압이 뚜렷하게 낮아진다. 아드레날린과 아스코르빈산의 산화를 억제하기도 한다. 또 항히스타민 작용이 있어 알레르기 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메밀은 한방에서 '교맥(蕎麥)'이라 부르는데, 달면서 성질이 찬 음식에 속한다. 찬 성질을 가지는 식품은 체내의 열을 내려주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이 있다. 메밀은 습한 기운을 제거하고 해독작용이 뛰어난 곡식이다.
무더운 여름철이나 체질적으로 열(熱)과 습(濕)한 기운이 많은 사람이 메밀을 먹으면 몸속에 쌓여있던 열기와 습기가 빠져나가면서 몸이 가벼워지고 기운을 낼 수 있다. 예로부터 여름철에 메밀로 만든 국수나 냉면을 먹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열이 많아 머리에 부스럼이 생기거나 피부에 종기가 생기는 경우에도 효과가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메밀이 비장과 위장의 습기와 열기를 없애주며 소화가 잘되게 하는 효능이 있어 메밀을 먹으면 묵은 체기가 내려간다고 기록하고 있다. 실제로 메밀에는 전분 분해 효소, 지방 분해 효소, 단백질 분해 효소 등이 많아 소화가 잘된다. 민간에서는 보신탕을 먹고 체했을 때 메밀 면을 먹기도 한다. 외피를 덜 벗긴 거친 메밀가루는 배변을 도와 변비나 치질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
연구에 의하면 메밀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려 각종 성인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채소를 거의 먹지 않고 고지방 육류를 주식으로 삼는 몽골의 한 소수민족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순전히 이 메밀을 먹기 때문이라고 한다.
잎이나 줄기를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 메밀 꽃이 활짝 필 때 전초를 많이 채취해 말려두었다가 하루에 20~30g씩 물에 달여 먹으면 고혈압이나 중풍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메밀의 약리효능이 뛰어나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소화기능이 약하고, 찬 음식을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가 잘 나오는 사람은 메밀의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몸이 찬 사람이 메밀을 계속 먹을 경우 원기가 빠져나간다. 또 찬 성질의 메밀에 더운 성질의 겨자를 넣어 먹는 것도 메밀의 부작용을 줄이고자 노력한 조상들의 지혜의 산물이다.
요즘 새싹채소의 하나로 메밀 싹이 유명하다. 메밀이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에게 추천되는 것은 루틴 때문이다. 메밀 싹엔 루틴이 무려 씨앗의 27배나 들어 있다. 그밖에 메밀 싹에는 아연, 마그네슘 등 미네랄 함량은 씨앗의 4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섬유소 함량은 2배에 달한다. 외양은 콩나물처럼 보이나 콩나물과는 달리 비린 냄새가 없어 날로 먹을 수 있어 녹즙이나 비빔밥에 활용하기가 좋다.
메밀은 버릴 것이 없다. 베게 속의 재료로 메밀 껍질이 널리 쓰인다. 메밀 껍질을 베게에 넣는 것은 메밀의 성질이 냉하여 머리의 열을 내려주어 숙면을 취하고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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