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매출’에 ‘치킨’까지 더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史에 재도전

유진우 기자 2024. 5. 29. 18: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외식기업 더본코리아가 치킨 브랜드를 새로 준비하면서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섰다. 1994년 1월 회사를 창립한 지 30여 년 만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들은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이 그동안 상장을 앞두고 가치를 후하게 평가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더본코리아는 다른 기업보다 증시에 연착륙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매출이 급성장했고, 해마다 손해를 봤던 중국 관련 사업도 청산한 데다 우리나라에서 백종원이라는 이름값이 가지는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다만 더본코리아 소속 브랜드가 20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가맹점주 관련 불만 역시 불거지고 있다. 중구난방에 가까울 정도로 브랜드가 늘어나는 가운데, 실제 매출액을 책임지는 핵심 브랜드는 소수라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서울 용산구 서울지방보훈청에서 열린 국가보훈부-더본코리아 대한민국보훈문화제 추진 관련 업무협약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2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이달 안에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직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이다. 더본코리아는 지난 2020년 기업가치 3000억원에 상장을 준비했다. 그러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기업공개(IPO) 절차를 중단했다.

더본코리아는 이달 옛날 통닭 전문 프랜차이즈 진출에 나서면서 이미 보유한 다수 브랜드에 치킨 프랜차이즈를 더했다. 더본코리아는 2014년 죽채통닭이라는 브랜드를 선보였지만, 곧 운영을 접었다. 그러나 최근 특허청에 백통닭 상표를 새로 등록했다. 백통닭은 닭요리 전문음식점업으로 신고한 상태다.

백 대표는 엔데믹 이후 꾸준하게 창립 30년에 맞춰 상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관련 브랜드를 강화했다. 2022년을 전후로 돈까스 전문점 연돈볼카츠, 피자 전문점 빽보이피자를 출시했다. 돈까스와 피자는 대표적인 외식 메뉴다. 여기에 팬데믹 기간 한식 패스트푸드 브랜드 퀵반과 미국풍 중식 브랜드 고투웍, 분식 브랜드 홍콩분식을 연이어 선보였다.

브랜드가 늘고, 팬데믹이 끝나면서 더본코리아 매출은 급증했다. 더본코리아 매출액은 2021년 연간 1000억원대에서 2022년 2800억원대로 뛰었다. 지난해에는 곧바로 매출 4000억원을 넘어섰다. 더본코리아는 2023년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4107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22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매출은 45.5% 늘었다.

그래픽=정서희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상장을 앞두고 중국법인들을 대거 청산해 실적을 개선했다. 더본코리아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청도더본식품유한공사와 청도호풍가이상무유한공사, 상해본탕찬음관리유한공사 등 더본코리아는 중국법인 3곳을 지난해 청산해 연결 실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식품업계 전문가들은 상장에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 요소를 없애 한 번에 성공적으로 증시에 연착륙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했다.

외식 프랜차이즈를 총괄하는 기업은 보통 자본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재료 유통 비용에 이익을 기대할 수밖에 없어 수익성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익을 내려면 납품단가를 높여야 하지만, 이 경우 가맹점주에게 반발을 사기 쉽다. 제품 가격을 올리자니 소비자 관리에 어려움이 생긴다.

상장사 가운데 더본코리아와 사업 모델이 가장 유사한 교촌에프앤비는 상장 이후 3만8950원까지 올랐던 주가가 3분의 2 가량 하락해 현재 1만원 밑에서 거래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한 미스터피자 운영사 대산F&B도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한 감사 의견 거절로 상장 폐지 위기에 처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역시 장기적으로 이익 증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오는 7월 3일부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필수품목 종류와 가격을 바꾸려면 반드시 가맹점주와 협의해야 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내용을 담은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지난 23일 차관회의를 통과했다.

김지형 한양여대 외식산업과 교수는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에 걸쳐 원·부자재 가격 상승 같은 요인으로 매출은 늘어나도 순익이 늘어나지 않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상장 이후 다른 프랜차이즈와 다른 길을 걷기 위해서는 더본코리아에서 캐쉬카우 역할을 하는 빽다방을 뒷받침할 만한 다른 주요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