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후엔 산업 노동자 8520만명 부족…로봇 없인 공장 멈춘다"

김진원 2024. 5. 29.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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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세계 1위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케빈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29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4'에서 이같이 말했다.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휴머노이드가 미래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폼팩터'(제품의 물리적 외형)라고 설명했다.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아틀라스와 같은 휴머노이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대용량 배터리와 로봇 손가락 등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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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 KOREA FORUM 2024
보스턴다이내믹스 부사장 '새 휴머노이드' 기조연설
노동력 부족으로 '8.5조弗 손실'
다양한 로봇 일꾼으로 극복해야
휴머노이드·로봇개·물류로봇 등
무거운 상자 옮기고 車부품 조립
차세대 통신과 결합한 '아틀라스'
노동집약 산업 패러다임 바꿀것
< “계단도 문제 없어요” >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스폿이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 3층 그랜드볼룸 연단을 오르고 있다. 오른쪽은 케빈 블랭크스푸어 보스턴다이내믹스 수석부사장. /강은구 기자


“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는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세계 1위 로봇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케빈 블랭크스푸어 수석부사장은 29일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스트롱코리아 포럼 2024’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령화와 인건비 급증 등으로 인한 노동집약적 산업의 종말에 대응하기 위해선 인간형 로봇을 산업 현장에 서둘러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시대의 휴머노이드, 아틀라스2.0’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2030년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세계적으로 8조50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독일 인구(8460만 명)보다 많은 8520만 명의 노동력이 그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움직이는 차체에 수만 개에 달하는 부품을 하나씩 조립해야 하는 자동차 제조업에서만 620만 명의 일손이 부족할 전망이다. 지난해 부산시(328만 명)와 인천시(300만 명) 인구를 합친 규모다.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휴머노이드가 미래 산업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폼팩터’(제품의 물리적 외형)라고 설명했다. 다양한 형태의 무거운 물체를 쉬지 않고 들어 올리고, 360도 회전 가능한 관절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자세로 부품을 조립할 수도 있다.

그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2.0과 사족 보행 로봇개 스폿, 로봇팔 형태의 창고 자동화 물류 로봇 스트레치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미래 자동차 공장을 소개했다.

먼저 스트레치가 대형 트럭에서 상자를 꺼내 무인운반차(AGV)에 차곡차곡 쌓으면 AGV는 컨베이어벨트로 이동했다. 라인에서 대기하던 아틀라스는 부품 종류를 인식한 뒤 양팔로 잡아 옮겨 차체에 부착하고 용접했다. 스폿은 용접된 부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제품 출고를 승인했다. 이 모든 과정은 초대용량, 초고속, 초저지연 등이 특징인 ‘NEXT G’ 통신망을 통해 연결됐다.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아틀라스와 같은 휴머노이드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대용량 배터리와 로봇 손가락 등을 고도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봇이 다양한 환경에서 균형을 잡고 걸을 수 있도록 하는 제어 소프트웨어(SW)를 업계 최초로 개발한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스폿에 적용된 영상 인식 시스템도 설명했다. 이날 스폿은 네 개의 다리를 차례로 움직이며 무대로 이어진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렸다.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이 정강이로 스폿을 밀어도 넘어지지 않고 옆으로 살짝 움직이며 다시 균형을 잡았다. 스폿에 장착된 카메라와 라이다가 주변을 인식하고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다음 발을 내디딜 위치를 파악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현재 스폿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신공장 싱가포르글로벌혁신센터(HMGICS)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BMW도 최근 영국 햄스 홀 공장에 스폿을 투입했다. 근로자가 퇴근한 뒤 공장 시설 경비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스폿이 자동차 공장부터 원자력발전소까지 다양한 환경을 자유롭게 순찰하며 설비 이상 여부를 파악한다”고 소개했다.

세계적 물류기업 DHL이 지난해 1월 최초로 도입한 스트레치는 50개의 진공흡입기와 로봇팔을 이용해 최대 20㎏의 상자를 옮길 수 있다. 바닥 면적 기준 가로·세로 1m 안팎의 공간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다. 트럭 짐칸이나 컨테이너 내부처럼 좁은 장소에서도 쉬지 않고 작업할 수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세계에서 가장 앞선 로봇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이 2020년 8억8000만달러(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블랭크스푸어 부사장은 “차세대 통신과 결합한 아틀라스와 스폿, 스트레치가 미래 산업 현장을 혁신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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