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신장실 공사 이유 ‘침묵’… 수원 화홍병원, 짙어진 폐쇄 의혹

오민주 기자 2024. 5. 29.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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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 시설 누수로 운영 중단 통보⋯ 간호사들 ‘금시초문’ 뒤늦게 알아
병원, 경기일보 현장점검 요청도 거부 “혈액 투석 가능 병원 안내 면담중”
수원 화홍병원 인공신장실 입구에 운영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오민주기자

 

수원 화홍병원이 내부 공사를 이유로 투석 환자에게 인공신장실 운영 중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경기일보 28일자 6면)가운데 공사 이유가 ‘정수 시설 누수’로 밝혀졌지만 정작 담당 간호사들조차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폐쇄 원인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

2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일보 취재진은 수원 화홍병원 인공신장실 운영 중단 이유가 누수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28일 병원 측에 정수 시설 현장점검을 요청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이를 거부했으며, 누수를 감지해 보고한 기록 등이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도 병원 측은 묵묵부답이었다.

이런 가운데 투석실 간호사들도 인공신장실 폐쇄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정수시설을 하루에 한 번 점검하는 투석실 간호사들조차 누수가 감지됐다는 사실에 대해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간호사는 “정수 시설은 감염이 되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하는 만큼 하루에 한 번 점검하고 있는데 누수가 감지됐다는 사실은 처음 들었다”며 “언제 운영을 재개할지 몰라 다른 병원을 알아보고 있었던 와중에, 내부 공사 기간이 2달 정도 소요된다는 사실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병원 측 태도에 화홍병원 인공신장실에 근무하는 13명의 투석실 간호사 가운데 10명이 퇴사 의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의 특성상 투석실 간호사들은 근무 환경이 다른 일반 병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환자들 역시 병원 측의 태도에 분개하고 있다. 이들은 혈액투석에 사용되는 투석액과 투석용수가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정수 시설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이 사실을 고지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원 화홍병원 관계자가 환자에게 준 ‘투석 가능한 병원’ 리스트. 오민주기자

또 병원 측은 환자에게 다른 투석병원을 적극적으로 알아봐 준다고 했으나, 환자에게 준 병원 리스트에는 혈액투석을 하는 병원 14곳의 연락처와 주소만 적혀있을 뿐이었다.

만성신부전 환자의 경우 일주일에 3회, 매회 4~5시간 동안 투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접근성이 중요한데도 해당 리스트에는 서울 송파구에 있는 병원도 포함돼 있었으며, 학업과 직장 등으로 인해 야간투석을 받아야 하는 환자들은 결국 병원에 전부 전화해 운영 시간을 물어봐야 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화홍병원 관계자는 “정수 시설 자체 점검은 시설팀이 하며, 간호사는 한 달에 한 번 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든 간호사에게 누수 사실을 굳이 알릴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에게 안내가 미숙했던 부분은 인정한다”며 “개개인 별로 투석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아봐 줄 수 있도록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민주 기자 democracy555@kyeonggi.com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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