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트레이드' 오재일 "다시 새롭게 시작…KT의 우승 이끌 것"
"정말 싫었던 쿠에바스·벤자민과 함께해 기쁘다"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어젯밤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다. 지금도 어떤 기분인지 잘 모르겠다."
하루 사이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KT 위즈 유니폼을 입게 된 오재일(37)은 2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얼떨떨한 표정으로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20년 동안 프로야구 무대를 누빈 베테랑에게도 이번 트레이드는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오재일은 28일 열린 KBO리그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삼성이 2-4로 뒤진 9회말 대타로 나가 시즌 3호 1점 홈런을 터뜨리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지만, 팀은 결국 1점 차로 석패했다.
아쉬움을 삼키고 라커룸에 들어간 오재일은 '절친한 친구' 박병호의 트레이드 대상으로 KT 이적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물론 오승환, 구자욱, 원태인 등 삼성 선수들 모두 화들짝 놀랐다.
슬퍼할 시간도 부족했다. 오재일은 부랴부랴 짐을 쌌고, 29일 아침 대구에서 서울로 이동했다. KT 선수단에 합류한 직후 선수단과 인사를 나누고 곧바로 훈련을 진행했다. 여기에 취재진과 릴레이 인터뷰까지 소화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오재일은 "정신이 아직도 안 돌아왔다"며 멋쩍게 웃은 뒤 이번 트레이드가 내게 잘된 일인지, 안 된 일인지 판단조차 못했다. 가족이 '괜찮다' '잘된 일이다'라고 응원해 줬는데, 나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선수로서 마지막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려 삼성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것 같아 다행"이라며 "삼성에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삼성 팬들이 정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셨다. 삼성에서 보낸 시간은 내 야구 인생에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항상 그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야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레이드 당사자인 박병호와도 길게 통화하기도 했다. 오재일은 "친한 친구끼리 트레이드한다는 게 좀 웃긴 것 같다. (박)병호가 '자신 때문에 네가 팀을 옮기게 됐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더라. 새 팀에서 서로 잘하자고 격려했다"고 전했다.
오재일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중장거리 타자로, 통산 홈런 207개를 터뜨렸다. 2020년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삼성과 계약기간 4년, 총액 50억 원 조건으로 대형 계약을 맺었다.
큰 기대를 받고 삼성에 왔지만 오재일은 홈런 개수가 25개, 21개, 11개, 3개로 많이 감소하는 등 자신의 장점을 보이지 못했다. 계약 마지막 시즌인 올해에도 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4에 3홈런 8타점 6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번 KT 이적은 오재일에게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도 "안 맞는 시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환경이 바뀐 만큼 더 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좌타 거포가 부족한 KT로선 오재일이 꼭 필요한 선수다. 이강철 KT 감독도 오재일을 만나 "마음 편하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오재일은 "KT에 서는 잘 치고 싶다"고 힘주어 말하면서 "수원구장에서 기록이 나쁘지 않은 것으로 기억한다. 주전에 대한 욕심보다는 하루하루 한 타석 한 타석 나에게 준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그렇게 좋은 결과가 쌓이면 경기도 많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경기를 못 뛰어도 후배들을 위해 내가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할 것이다. 무엇보다 더욱 재미있게 야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현재 7위에 자리한 KT는 오재일의 합류를 계기로 반등,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오재일 역시 "현재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 몸 관리를 잘해서 팀에 보탬이 되겠다"며 "내가 착하게 살아서 운이 좋은 사람이다. 그런 만큼 팀도 순위를 끌어올릴 것이다. KT가 우승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KT는 이강철 감독이 부임한 뒤 신흥 강호로 자리매김했다. 2020년부터 매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2021년에는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오재일은 "밖에서 본 KT는 투수력이 워낙 좋아서 상대하기가 굉장히 까다로운 팀이었다"며 "윌리엄 쿠에바스, 웨스 벤자민 등 외국인 투수를 상대하는 것이 정말 싫었다. 이번 이적으로 그 둘과 팀 동료가 돼서 정말 기쁘고 좋다"고 웃었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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