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근, 증언 회유 의혹 제기…"소나무당 인사가 찾아와"

'돈봉투 살포' 의혹 핵심 이정근 증인신문
"소나무당 인사가 찾아와…회유로 느껴"
法, 위증교사 해당여부 수사하면 나올 것
송영길의 "훗날 도모" 메시지 공개하기도

[서울=뉴시스]박현준 이소헌 기자 =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살포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증인 출석 전 소나무당 측 인사가 송영길 대표의 서신을 들고 구치소로 찾아왔다고 폭로했다. 이 전 부총장은 이를 회유로 받아들였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총장은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열린 송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전 부총장은 "증인으로 나오기 직전 소나무당에서 한 분이 송영길 대표의 서신을 들고 저를 찾아왔다"며 "증인 신문에 대한 걸 저에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증인으로 나가면 어떤 것을 확인하고 이것에 대해선 어떻게 말할 거냐고 하기도 했다"며 "저는 그런 걸 회유로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소나무당 인사가 현재 구속 수감 중인 이 전 부총장을 접견하기 위해 수용시설에 온 것이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이 전 부총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재판부는 "이 내용은 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도 있고 없다고 할 수도 있다"며 "추가적으로 위증교사에 해당하는지 검찰이 수사하면 나올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전 부총장의 증인 신문 과정에서 한숨을 내쉬거나 헛기침하는 등 다소 의도성이 담긴 소리가 나기도 했는데 재판부는 이에 대해 주의를 주기도 했다.

재판부는 "한 번이 아닌 여러 번의 어떤 행위, 어떠한 소리로 인해 증인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며 "만약 그런 소리를 내시는 분이 있으면 퇴정 조치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아울러 이 전 부총장은 송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남편을 통해 자신에게 '나를 믿고 훗날을 함께 도모하자'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송 대표는 이 같은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

송 대표는 "힘든 상황에 격려하고 희망을 주는 것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보인다"며 "(구속된) 증인에게 단 한 번도 메시지를 줄 기회가 없었는데 남편이 출판기념회에 오시는 바람에 희망을 가지고 견뎌내자고 한 취지가 생각난다"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외곽조직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민주당 의원들에게 돈봉투 20개를 전달하는 과정에도 공모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한편 송 대표는 한 차례 보석 청구가 기각된 이후 불구속으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지난 17일 또다시 재판부에 보석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의견 등을 종합해 조만간 송 대표의 보석 인용 여부를 결론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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