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 성과급 달라" 몽니… 한시 급한 삼성 반도체 초비상 [삼성전자 노조 첫 파업]

장민권 2024. 5. 29.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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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사내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파업 선언으로 경영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TSMC에 고전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시기라는 점에서 노조가 돌이킬 수 없는 '기업 흔들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삼성전자 5개 노조 중 조합원 수가 2만8000여명으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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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 '전삼노'
조합원 대다수가 DS부문 소속
파업 현실화땐 반도체 생산 차질
1초만 멈춰도 웨이퍼 전량 폐기
사측, 대체인력 투입 등 대응 총력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29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임금교섭 결렬 파업선언 기자회견을 마치고 차량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사내 최대 규모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의 파업 선언으로 경영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전삼노는 반도체(DS)부문 소속 조합원이 많아 파업 시 반도체 일부 생산차질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TSMC에 고전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야 할 시기라는 점에서 노조가 돌이킬 수 없는 '기업 흔들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파업 리스크가 반도체, TV·가전, 휴대폰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기업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경우 국가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와 국민들은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반도체 중대 시기에 '삼성 흔들기'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삼성전자 5개 노조 중 조합원 수가 2만8000여명으로 가장 많다. 전삼노 조합원의 대다수는 DS부문 소속이다.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의 가입이 이어지면서 세를 급격히 불렸다.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해 14조8800억원의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을 0%로 책정했다.

전삼노는 요구안을 관철시키기 위한 첫 수단으로 단체 연차 소진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연차 소진을 예고한 6월 7일은 현충일과 주말 사이에 낀 징검다리 휴일이라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전삼노가 향후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라 일부 노조의 '삼성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반도체 생산에 영향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24시간 돌아가는 반도체 공장 특성상 1초만 멈춰도 웨이퍼 전량 폐기 등 천문학적 손실이 발생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3월 "노조가 파업할 경우 노동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 생산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노총 가입 목적" 다른 노조도 비난

삼성전자가 사실상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도 비난을 사고 있다. 전삼노는 올해 임금인상률 6.5%, 특별성과급 200% 지급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장기 불황 터널을 지나고는 있지만, 삼성전자 내부에선 기술 우위로 대표되는 초격차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높다. 실제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은 대만 TSMC에 모두 밀리고 있다.

강성의 전삼노 파업 선언에 다른 삼성 노조들조차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전삼노가 '위세와 위력을 행사하며 회사를 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삼성전기 존중노조 등 5개 삼성 계열사 노조가 뭉친 초기업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삼노의 행보와 민주노총 회의록을 보면 파업을 직원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 가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여 목적성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초기업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쟁의나 시위를 통해 협상력의 우위를 높일 수는 있지만 그 방법에 있어 삼성 제품 불매운동, 국내외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방하는 등 삼성의 이미지를 실추하는 행위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가 합심해 위기를 돌파해야 할 중대한 시기에 전삼노가 경쟁사들을 도와주는 형국"이라며 "국민과 구성원들에게조차 공감을 얻지 못하는 투쟁 방식은 엄중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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