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난 줄 알았다"… 재난문자에 가슴 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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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경기도와 수도권 일부 지역에 '북한 대남전단' 관련 재난 문자가 발생되자 일부 시민들이 전시 상황이나 대피 상황으로 오인하는 등 소동이 잃었다.
대남전단 재난 문자에 '공습 예비 경보'를 뜻하는 영문까지 포함돼 대처가 부적절 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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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주민 대피 소동 벌어져
29일 정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경기도 민방위통제소는 지난 28일 오후 11시 34분께 "북한 대남전단 추정 미상물체 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라는 문자를 경기도와 수도권 일대에 발송했다. 'Air raid preliminary warning'은 공습 예비 경보를 의미한다.
북한의 공습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것으로 오인할 수 있는 문자를 받은 시민들은 크게 당황했다.
경기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씨(42)는 "비상경고음과 문자가 와서 너무 놀랐다. 전쟁 난 줄 알았다"며 "'대남전단이 발견됐다'는데 겨우 삐라를 두고 경고음이 울리고 야외활동 자제까지 시키나 싶어 혹시 '전단'이 '전투단'을 말하는 건지 고민까지 했다"고 전했다.
경기 의정부에 거주하고 있는 허모씨(29)는 "대북전단이 뭔지, 야외활동을 왜 자제하라는 건지 납득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숙하지 않은 영어 문구가 포함됐다는 점에 불만을 표시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권모씨(31)는 "영어로 '공습'을 의미하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너무 놀랐다"며 "단순히 삐라 살포인지, 공습경보인지 파악이 안 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고 불안해했다"고 토로했다.
임모씨(31)도 "문자를 받고 놀라 까무러쳤다. 동생한테 전화도 했다"며 "전혀 전단일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고 놀라서 네이버 검색해 보니 삐라라고 해서 허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난문자로 보낼 거면 좀 더 정확한 정보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에도 경계경보 문자로 난리가 났었는데 이러다간 실제 전쟁이 시작된다고 알림이 와도 안 믿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5월 31일 오전 6시 32분 서울시는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경계경보 위급재난 문자를 잘못 발령한 바 있다. 구체적인 설명 없이 문자가 와 당시에도 문제제기가 일었다.
북한 대남 전단 추정 미상 물체에 대한 목격담도 나왔다. 이날 오전 7시 기준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50건의 대남 전단 발견, 혹은 문의 신고를 접수했다.
조모씨(29)도 지난 28일 11시 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인근 러닝코스를 달리다 선전물이 떨어져 내리는 것을 목격했다. 그는 "뭔가 종이 같은 게 우수수 떨어져 내렸다. 당시에는 '삐라'라는 생각은 못 하고 '쓰레기가 떨어지는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다"며 "0시께 집에 와서 뉴스를 보고 그게 삐라였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관련해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북한 대남 전단 추정 미상 물체가 경기·강원 접적지역 일대에서 풍선 10여개가 식별됐다고 발표했다. 일부 풍선에는 분변으로 추정되는 오물, 건전지, 쓰레기 등이 봉투에 담긴 채 매달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미상 물체 식별 시 접촉하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 또는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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