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윤 대통령 이종섭 장관에게 왜 전화했나, 직접 답하라

한겨레 2024. 5. 29. 18: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가 경찰에 이첩되던 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

해병대 수사단이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사건 이첩을 완료한 직후,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낮 12시7분, 12시43분, 12시57분에 잇따라 전화를 걸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9월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제75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결과가 경찰에 이첩되던 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를 건 사실이 확인됐다. 또 윤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회의 이후 열흘 동안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이 전 장관의 보좌관이 수십차례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모든 정황이 수사 개입의 ‘몸통’으로 윤 대통령을 지목하고 있다.

29일 한겨레 보도를 보면,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2일 휴대전화로 이 전 장관에게 모두 세차례 전화를 걸었다. 이날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의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담은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자료가 경북경찰청에 이첩됐다가 회수된 날이다. 해병대 수사단이 이날 오전 11시50분께 사건 이첩을 완료한 직후,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게 낮 12시7분, 12시43분, 12시57분에 잇따라 전화를 걸었다. 윤 대통령이 검사 시절부터 써온 개인 휴대전화를 이용했고, 기지국은 관저가 있는 서울 한남동이었다고 한다. 당시 이 전 장관은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이었다. 이날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집단항명수괴죄로 입건·보직해임됐고, 비슷한 시간 경북경찰청엔 군의 기록 회수 요청이 전달됐다.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이 수사 결과 재검토 결정을 내리기 전날인 8월8일 아침에도 이 전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조사 결과에 ‘격노’했다는 지난해 7월31일 대통령 주재 국가안보실 회의 이후 대통령실 국방비서관과 이 전 장관의 보좌관이 25차례 통화하며 사실상 ‘핫라인’ 구실을 한 정황도 확인됐다. 또 당시 회의 직후 이 전 장관이 대통령실 명의의 유선전화를 받아 168초 동안 통화했다는 사실도 공개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수사 외압 의혹의 출발점인 ‘대통령 격노설’과 관련된 증언과 녹음파일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혹의 핵심은 채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해병대 수사단 조사와 경찰 이첩 과정에 대통령실과 국방부의 외압이 있었는지 여부다. 이 전 장관 쪽은 이날 입장문을 내어 “이첩 보류 지시 등은 국방부 장관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에 따라 정당하게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사 외압 의혹의 주된 분기점마다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가 이뤄졌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공수처의 성역 없는 수사와 함께,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직접 답해야 한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