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더 큰 참사 나기 전에 남북 ‘전단·오물 살포’ 자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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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가 28일 밤부터 29일 새벽까지 북한이 오물 등을 담아 남쪽으로 보낸 풍선이 서울·경기 등 전국에서 260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2019년 2월 '하노이 실패' 이후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이끈 2020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태 역시 시작은 남의 전단 살포였다.
남북은 상대를 자극하는 전단·오물 살포를 자제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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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참모본부가 28일 밤부터 29일 새벽까지 북한이 오물 등을 담아 남쪽으로 보낸 풍선이 서울·경기 등 전국에서 260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한밤중에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뿌린 위급재난문자로 밤새 불안에 떤 이들도 적지 않았다. 어둠 속에서 상대를 겨냥해 전단 등이 달린 풍선을 날리는 건 자칫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불러올 수 있는 극히 위험한 행위다. 남북 모두 도발을 멈추고, 더 큰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북이 오물이 담긴 풍선을 남쪽으로 날려보낸 것은 위태로운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불필요한 도발이고, 합참이 지적한 대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다. 그러나 이렇게 북의 잘못을 명확히 지적하면서도 동시에 이번 사태가 일어나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해서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
탈북민단체인 자유북한운동연합은 지난 10일 밤 11시께 강화도에서 “대북전단 30만장, 케이(K)팝·트로트 동영상 등을 저장한 유에스비(USB) 2천개를 20개 애드벌룬”을 활용해 북으로 보냈다. 그러자 김강일 북 국방성 부상이 지난 25일 담화를 내어 “국경지역에서 빈번한 삐라와 오물 살포 행위에 대해서도 맞대응할 것”이라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곧 한국 국경지역과 종심지역에 살포될 것”이라는 경고를 내놨다. 결국 4년 만에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26~27일)를 못마땅하게 여긴 북이 27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린 데 이어, 이튿날 ‘휴지장’과 ‘오물짝’ 등이 담긴 풍선을 날리며 보복에 나선 모양새가 됐다.
한국 사회는 종잇조각에 불과한 전단 살포가 별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탈북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굳히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9월 전단 살포를 금지한 남북관계발전법 관련 조항에 위헌 결정을 내리면서 이를 막을 법적인 수단도 없어졌다.
하지만 2014년 10월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에 맞서 북이 쏜 고사총 총탄이 연천군 면사무소에 떨어져 우리 군이 대응 사격했던 사례에서 보듯 자칫 이 문제가 발단이 돼 큰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 2019년 2월 ‘하노이 실패’ 이후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이끈 2020년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사태 역시 시작은 남의 전단 살포였다. ‘나는 괜찮고 너만 문제’라는 자세로 긴장 완화가 이뤄질 리 없다. 남북은 상대를 자극하는 전단·오물 살포를 자제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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