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은 좋은데... '임시 감독'이잖아?
톱시드 놓치면 최종예선 '죽음의 조'
김민재 공백으로 수비 우려 커져
임시로 출항하는 김도훈호의 실험은 무모한 도전일까, 긍정적인 신호탄일까. 내달 2일 대표팀을 소집해 싱가포르로 출국하는 김도훈호를 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대표팀 내 선수가 절반 가까이 바뀐 가운데 이중에서도 반 이상이 새롭게 태극마크를 달았다. 새로운 선수들을 통한 실험에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도, 반드시 승리가 필요한 만큼 우려도 따른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다음 달 2일 인천국제공항에 소집해 곧장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오른다. 6일 예정된 싱가포르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에 앞서 일찌감치 현지 적응 훈련에 착수하기 위해서다. 이 경기를 마치면 11일에는 서울로 돌아와 중국과 6차전을 치른다.
이번 6월 A매치 2연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중요한 일정이다. 조 1위로 월드컵 최종예선에 올라가도 톱시드 배정을 못 받으면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한국은 현재 3승 1무로 승점 10점을 쌓아 C조 1위에 올라있지만, 이번 2경기 결과에 따라 최종예선 조 편성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18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경쟁하는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3개 팀에 톱 시드가 배정된다. 이미 두 자리는 FIFA 랭킹이 높은 일본(18위)과 이란(20위)이 차지했다.
톱 시드에서 남은 한 자리를 한국과 호주가 다투는 중이다. 한국은 3월 태국과의 2연전(1-1, 3-0)에서 한 차례 무승부를 기록해 랭킹이 22위에서 23위로 떨어졌다. 호주(24위)와 간발의 차다. 만약 싱가포르, 중국전 결과 호주에 밀려 아시아 4위로 떨어지면 최종예선에서 톱 시드를 놓쳐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 강호와 한 조에서 경쟁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중요한 순간에 임시 김도훈호의 실험이 우려를 낳고 있다. 23명의 대표팀 선수 중 12명이 바뀐 것도 모자라 그중 7명이 새롭게 A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선 "고작 2경기만 치르는데 김 감독의 색깔을 드러내려는 건 무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3월 태국과의 경기에서 수비 불안은 대표팀의 숙제로 남았다. 그런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부상으로 제외되고, 김영권(울산 HD)이 발탁되지 않은 자리에 새로운 선수들이 영입됐다. 수비진에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하창래(나고야), 박승욱(김천 상무), 김진수(전북현대), 이명재(울산 HD), 황재원(대구FC), 최준(FC서울)이 선발됐는데, 이들 8명 중 하창래, 박승욱, 황재원, 최준 등 4명은 A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했다. 기존 멤버 김진수를 제외하고 권경원이 A매치 30경기를 소화했고, 조유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명단에 있었지만 A매치 경력이 고작 5경기에 불과하다.
김민재의 공백을 얼마만큼 메울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한국은 김민재가 빠질 때마다 수비가 크게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올초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전(0-2)을 비롯해 지난해 6월 A매치 평가전 페루전(0-1)과 엘살바도르전(1-1)이 대표적이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A매치는 K리그보다 부담과 압박이 크고, 분위기도 달라 친선전 등으로 실력을 가늠해보지 않고 곧장 실전에 투입하는 건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부상으로 조규성(미트윌란)이 빠진 공격력에는 힘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허벅지 뒤쪽(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황희찬(울버햄프턴)과 함께 A대표팀에 새롭게 합류한 배준호(스토크 시티), 엄원상(울산 HD), 그리고 첫 태극마크를 단 오세훈(마치다젤비아)의 조합에 기대가 쏠린다.
황희찬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13골 3도움)를 달성하며 최고의 활약을 보였다. 연령별 대표팀에서 축구팬들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은 배준호와 엄원상의 시너지도 공격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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