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의 교과서 '페이퍼 마리오 천 년의 문'

최은상 기자 2024. 5. 2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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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한 개성, 참신한 설정, 그래픽과 사운드까지 업그레이드

닌텐도는 과거 명작을 리메이크해 스위치에 이식하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차세대 기기 출시를 앞두고 리메이크로 돌려막기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긴 해도, 고전 명작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는 이만한 선물도 없다.

리메이크 라인업으로는 워낙 다양한 게임이 출시된 마리오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말 '슈퍼 마리오 RPG'을 시작으로 '마리오 vs. 동키콩', 그리고 이번 '페이퍼 마리오: 천 년의 문'까지 반 년 사이 벌써 세 번의 리메이크 작품이다. 

마리오 RPG 시리즈의 계보를 잇는 페이퍼 마리오 시리즈는 명실상부한 닌텐도의 고전 명작 중 하나다. 마리오 세계관을 따라가되, 시리즈 고유의 참신하고 개성있는 요소와 아기자기한 디자인으로 평단과 대중 모두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 중 페이퍼 마리오: 천 년의 문은 시리즈 역대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페이퍼 마리오가 리메이크된다면 천 년의 문이 0순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는데, 결국 적중했다. 

페이퍼 마리오는 시리즈에 문외한 게이머에게도 꽤 흥미롭게 다가온다. 일단 사람의 첫인상과 같은 그래픽부터 참신하다. 종이로 만들어진 마리오 세계관이라니 말이다. 더욱이 인터넷에 검색 좀 해보니 고전 명작 중에 명작이라고 한다.

이에 힘입어 페이퍼 마리오: 천 년의 문은 현재 닌텐도 온라인 스토어 베스트 상품 1위에 올랐다. 이식과 함께 게임 전반의 편의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고전의 감성은 유지한 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셈이다. 덕분에 게임을 즐기는 데 큰 부담이 없다.

 

장르 : 턴제 RPG, 어드벤처 



출시일 : 2024년 5월 23일



개발사 : 인텔리전트 시스템즈
유통 : 닌텐도



플랫폼 : 닌텐도 스위치



■ 배틀 스테이지: 세련되진 않았지만 자신만의 색깔은 명확하다

- 연극 무대라는 설정으로 인카운터 되면 무대가 세워진다 

앞서 말한대로 페이퍼 마리오는 마리오 RPG 시리즈 계보를 이은 작품이다. 배틀 시스템 대부분을 마리오 RPG에서 가져왔다. 그래서 얼마전 리메이크 된 슈퍼 마리오 RPG를 플레이 해 본 유저라면 금방 적응할 수 있다.

액션 커맨드는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 추가적인 어드밴티지를 얻는 시스템이다. 얼마전 좋은 평가를 얻었던 '엑스 아스트리스'에서 스킬 사용 시 추가 버튼을 눌러 어드밴티지를 얻는 시스템도 액션 커맨드에서 파생된 것이다. 

원작에 비해 전투 템포는 조금 느려졌어도, 그 외 시스템 측면은 동일하다. 액션 커맨드 외 고유한 특징은 페이퍼 마리오의 전투는 일종의 연극이라는 설정이라는 점이다. 전투에 돌입하면 관객과 함께 연극 무대가 화면에 나타난다.

액션 커맨드는 비슷한 시스템을 채용한 게임 대부분이 그렇듯 성공 유무에 따른 갭 차이가 크다. 천 년의 문 역시 동일하다. 전투가 한 편의 쇼라는 특징을 시스템적으로 녹여냈다. 단순히 방어, 혹은 추가 대미지에 그쳤던 마리오 RPG와는 다른 점이기도 하다.

- 액션 커맨드 성공 유무에 따라 관객의 환호와 야유가 발생한다 

천 년의 문에서 액션 커맨드는 일종의 쇼맨십이다. 쉽게 말하자면 관객의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장치다. 관객 수는 UI에 따로 표기될 만큼 중요한 전투 자원인데, 호응에 따라 스페셜 기술의 위력이 강해지는 등 관객에게서 다양한 어드밴티지를 얻는다. 

때로는 관객으로부터 지원용 아이템을 받는다. 액션 커맨드를 실패할 때마다 관객은 야유와 함께 조금씩 이탈한다. 관객 수가 적어지면 관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추가 효과가 적어진다. 평균적인 난도가 어렵다고 볼 수 없지만, 그 안에서 액션 커맨드 성공 유무에 따라 전투의 난도 차이는 큰 편이다. 

최근 출시된 SRPG와 비교했을 때 전투의 구성은 2004년 게임인 만큼 세련됐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독특한 기믹이나 연출 등 종합적으로 봤을 때 플레이에 지장을 줄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페이퍼 마리오만의 주장이 강한 편이라 색다른 재미를 준다.

- 커맨드를 입력해 추가 어드밴티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액션 커맨드의 핵심 

 

■ 일반 스테이지: 마리오 전통의 요소 위에 올라간 종이라는 참신한 설정 

- 지루할 틈 없이 알찬 구성으로 이루어진 각 스테이지 

전투의 재미도 중요하지만, 원조 플랫포머 장르 게임답게 스테이지의 퍼즐이나 기믹의 재미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천 년의 문은 시리지의 통적인 요소 위에 페이퍼 마리오만의 고유 기믹을 넣어 차별화된 맛을 자아낸다.

전투의 재미보다 퍼즐 요소에 더욱 가중을 두는 유저들에게도 천 년의 문은 꽤 적합한 게임이다. 특히, 종이라는 설정에 걸맞게 종이 비행기로 변신해 절벽을 넘거나, 얇은 틈 사이로 들어가는 기믹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천 년의 문 스테이지 디자인 최대 장점은 다양한 스테이지 구성이다. 각 스테이지의 구성의 차별화가 뚜렷하다. 반복되는 양상이 적다는 뜻은 곧 다채로운 플레이 경험으로 이어진다. 큰 틀에서는 비슷하다고 볼 수 있어도 양상이 달라서 지루함이 덜하다.

- 종이의 특색을 제대로 살린 것이 페이퍼 마리오만의 매력이다 

스테이지2 '신비한 숲'이나 스테이지3 '우롱 거리', 그리고 스테이지4 '어둑어둑 마을' 등 각 스테이지마다 콘셉트와 기믹이 명확하다. 발판 넘기나 길찾기 등 플랫포머 게임의 특징적인 구성은 같지만, 퍼즐을 풀어가는 방식은 다르다.

퍼즐은 다양한 파트너의 능력을 이용하는 것이 기본 풀이 방식이다. 가령, 길을 막고 있는 나무를 바람정령 '마담클라우드'의 바람일으키기를 사용해 날려버리거나, '꼬마요시'의 점프를 사용해 절벽을 넘는 등이 사례다.

원작에는 없던 파트너 교체 기능인 '파트너 링'을 추가해 편의성도 높혔다. 도움이 필요한 파트너 간 전환이 편리해져 게임 진행을 이전보다 훨씬 빠르고 편리하게 즐긴다. 다양한 시도가 필요한 퍼즐 앞에서 파트너를 교체하느라 시간을 버릴 필요가 없다.

고전 게임은 대부분 투박하다. 그만큼 편의성을 중시하는 현대 게이머들의 감성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천 년의 문은 이런 불편함을 과감히 개선해 대중성을 끌어올렸다. 게임의 특징이라고 고집 부리지 않았다. 훌륭한 리메이크라고 표현한 이유기도 하다. 

- 바람을 불어 나무를 날려버리는 퍼즐 

 

■ 고전 명작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리메이크 타이틀 

- 현대적으로 재탄생한 리메이크의 정석 

페이퍼 마리오의 가장 큰 특징은 타이틀명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페이퍼 크래프트 방식으로 마리오 세계관을 재해석했다는 사실이다. 이름 그대로 종이로 된 캐릭터가 연극을 하듯 움직이는 설정이다.

리메이크로 원작에 비해 한층 종이스럽게 업그레이드됐다. 몸체를 구성하는 각 파츠마다 흰 단면은 물론, 음영 표현까지 덧입혀졌다. 음영이 사물의 입체감을 강조하는 데 중요한데, 묘사가 잘 되어 있어 실제 종이 같은 느낌을 낸다.

각종 사운드 트랙의 어레인지 버전도 게임의 몰입감을 올리는 데 한몫했다. 단순한 그래픽 업그레이드 버전의 이식작이 아니란 의미다. 원작이 2004년에 출시된 만큼 현시대 사람들도 재밌게 즐길 수 있게 다양한 방면으로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녹아있다.

텍스트 속도 조절 기능 부재나, 빈약한 추가 콘텐츠 볼륨은 다소 아쉽다. 하지만 인게임 경험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게임큐브 시절 페이퍼 마리오를 즐겨본 이들이 많으면 얼마나 많겠는가. 

구매할지 말지 고민 중이라면 구매를 추천한다. 차세대 기기를 앞두고 2024년 신작 라인업이 부실한 상황인데, 페이퍼 마리오: 천 년의 문은 먼지 쌓인 스위치를 다시 꺼낼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장점

1. 훌륭하게 리마스터링된 그래픽과 사운드 트랙
2.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다양한 구성의 스테이지
3. 종이라는 콘셉트를 살린 전투 방식 및 퍼즐 



단점

1. 최신 SRPG와 비교하면 전투 방식이 다소 투박함
2. 추가 콘텐츠가 많지 않아 원작을 즐긴 유저에게는 새로움이 부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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