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휴학 승인 안하자니 줄소송 우려 … 대학들 고심

학생들 등록금반환 소송 조짐
연대·고대 의대 등 승인 가닥
교육부 "동맹휴학 안돼" 고수

의대생들의 수업 불참이 장기화되면서 휴학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휴학을 승인받지 못한 의대생들이 학교를 상대로 등록금 반환 소송을 벌일 가능성도 점쳐진다. 충북대 병원·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8일 교수회 정기총회를 열고 "교수진은 학생들의 휴학을 받아들이고 승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와 총장을 설득 또는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이은직 연세대 의대 학장은 지난 20일 "올바른 의학 교육을 견지하기 위해 어느 시점에서는 휴학을 승인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편성범 고려대 의대 학장 역시 21일 교수들에게 직접 서신을 보내 "휴학 처리 가능 기한을 5월 31일로 결정했다"며 휴학계에 대한 행정처리를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원광대, 이화여대 등도 휴학 승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대학은 학칙에 휴학 승인권자를 의대 학장이 아니라 총장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휴학 승인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의·정 갈등이 100일을 넘어서고 집단유급 시한이 임박하면서 휴학이 불가피하다는 현실론이 점점 힘을 얻고 있다.

고등교육법상 의대는 1년에 30주 이상 수업을 해야 하고 한 학기로 치면 15주를 해야 한다. 한 주 9시간 수업 기준이다. 유연학기제와 야간수업을 도입하고 방학을 없앤다 하더라도 5월을 넘기면 수업시수를 채우기 힘들어진다. 교육부는 학기제를 학년제로 전환할 것을 일선 대학에 주문한 바 있다. 학년제로 전환할 경우 8월부터 수업을 재개하면 시수를 채울 수는 있다. 다만 의대만을 위해 수업 운영규정을 바꾸기는 무리가 따르고 학기제 나름의 장점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법적 책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휴학 불승인으로 금전적 손실을 볼 경우 학생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휴학 시에는 시점에 따라 정해진 비율의 등록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유급 시에는 등록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교육부는 동맹휴학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용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