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째 이어진 코오롱의 '나눔경영'…오너가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이시은 2024. 5. 29.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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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창희 이사장, 코오롱가족 사회봉사단장 맡아 사회공헌 진두지휘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요즘 코오롱 계열사 CEO들은 아동 주거환경 개선 등 사회봉사 활동에 여념이 없다. 김정일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허성 코오롱ENP 대표이사, 강이구 코오롱베니트 대표이사 등 계열사 대표이사들이 전국 각지의 사업장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 중이다.

28일 서울 마포의 '성산행복한홈스쿨'에서 서창희(맨 오른쪽) 코오롱사회봉사단장이 테라스 목재를 개보수하고 있다. [사진=코오롱]

29일 코오롱그룹에 따르면 이날 오후에는 이규호 (주)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도 과천 부림동의 저소득 홀몸어르신 가정의 벽지·장판 도배 작업에 직접 나섰다. 이처럼 코오롱그룹의 왕성한 ESG 경영 활동을 이끌고 있는 조직은 코오롱가족 사회봉사단이다.

이 봉사단을 24년째 이끌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의 부인인 서창희 단장. 서 단장은 꽃과어린이재단 이사장도 겸직하면서 코오롱의 나눔 경영의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 단장은 서병식 동남갈포공업 회장의 장녀로, 지난 1983년 이 명예회장과 결혼해 슬하에 1남 2녀를 두고 있다. 서 단장의 장남은 차기 코오롱 회장 승계를 앞둔 이규호 코오롱 전략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다. 두 딸은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서 단장이 본격적으로 대외 활동을 펼친 것은 지난 2000년 6월 코오롱가족 사회봉사단이 출범하면서다. 코오롱가족 사회봉사단은 사회 공헌과 아울러 그룹 차원의 나눔 활동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창단됐다. '꿈을 향한 디딤돌, 드림 파트너스(Dream Partners)'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현재 사회봉사단은 △임직원들의 봉사 집중 구간 '드림 파트너스 위크(Dream Partners Week)' △혈액 수급난 해소를 위한 '헌혈캠페인' △저소득층 가정 어린이들에게 신학기 용품을 선물하는 '드림 팩(Dream Pack) 기부 천사 캠페인' △중증 장애인과 함께하는 삼남길 트레킹 등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서 단장은 지난 2007년부터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지원하는 그룹내 비영리재단 '꽃과어린왕자'의 이사장직도 맡고 있다. 이 재단은 △찾아가는 에너지 학교 '에코 롱롱' △친환경 에너지 창작소 '에코 롱롱 큐브' △장학사업 코오롱 어린이 드림 캠프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전 2002~2007년까지는 이 명예회장이 이사장직을 역임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사진=곽영래 기자]

서 단장은 이 명예회장과 40년 넘게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명예회장이 서 단장의 친정일가 사업인 '한국파파존스'를 지원하기도 했다.

일찍이 서 단장의 부친인 서병식 회장의 동남갈포공업은 1962년 고급 벽지를 취급하는 업체로 시작해 유명세를 떨쳤다. 하지만 점차 사업이 기울면서 2009년 끝내 폐업한 바 있다. 그 사이 2세 서창우 회장이 2002년 신사업으로 세운 것이 한국파파존스(당시 피제이아이(PJI)코리아)다. 파파존스는 미국의 3대 피자 브랜드 중 하나로, 2003년 7월 1호점을 내고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코오롱그룹은 '처남'의 신생기업인 파파존스의 초창기 출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파파존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자회사 코오롱글로텍은 파파존스의 주주로서 7.83%의 지분을 갖고 있다. 파파존스는 사업 내내 부진을 겪으며 '자본잠식' 수준까지 빠졌으나, 지난 2022년에는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성과를 냈다.

지난달 이 명예회장은 서 단장에게 약 5억2000만원 상당의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주식 16만5000주를 증여하기도 했다. 부부 간 증여는 최대 6억원까지 비과세로, 증여세와 양도소득세에 대해 절세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지난 1996년부터 2018년까지 코오롱그룹을 이끈 이 명예회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퇴임 이후 비아스텔레코리아, 어바웃피싱, 메모리오브러브, 인유즈 등 다양한 분야의 개인회사를 운영 중이다. 그는 2018년 퇴임사에서 "'청년 이웅열'로 돌아가 새로 창업의 길을 가겠다"면서 "새 일터에서 성공의 단맛을 맛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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