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유통까지 '겸업'…보이스피싱 조직 검거

<앵커>

전국에 퍼져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망을 이용해서 마약까지 유통한 범죄조직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찰이 덮친 한 가정집.

곳곳에 화면이 켜져 있는 휴대전화 수십 대가 놓여 있습니다.

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를 010으로 시작하는 국내 번호로 바꿔주는 불법 중계기입니다.

30대 박 모 씨 등 보이스피싱 조직 일당은 중계기 581대를 이용해 수사기관 등을 사칭했습니다.

지난 1년간 피해자 80여 명으로부터 11억여 원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마약을 밀반입해 유통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일당의 집에서는 비닐봉지에 담긴 필로폰 등 다양한 마약이 발견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박 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을 필리핀에 있는 조직의 총책에게 보내 마약을 받아왔습니다.

배낭 천 아래에 숨기는 방식으로 필로폰과 케타민 등 마약 5.77㎏을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시가 29억 원 상당, 19만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남현모/동대문경찰서 수사2과장 : 검거 과정에서 200여 곳을 수색하여 필로폰 등 시가 9억 8천만 원 상당 마약도 압수했습니다.]

일당은 마약을 소화전 등에 숨겨놓고 텔레그램으로 장소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했습니다.

경찰은 보이스피싱 피해자들로부터 현금이나 카드를 받아 챙기는 방식이 '던지기' 수법과 비슷해 마약으로 범행이 확대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검거한 일당 27명 가운데 박 씨 등 17명을 구속하고 해외 총책 30대 김 씨에 대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화면제공 : 서울 동대문경찰서)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