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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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2014년 이후 부동산 개발 수요 증가와 주택 가격 상승, 코로나19 유동성 공급 등으로 인해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시장 불안으로 본PF로 전환되지 않거나 착공이 지연되면서 2~3년 내 주택 공급이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들도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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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은 2014년 이후 부동산 개발 수요 증가와 주택 가격 상승, 코로나19 유동성 공급 등으로 인해 높은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누적된 금리 인상 여파와 부동산 경기 둔화로 사업 환경이 급속히 위축되고, 올해 초 태영건설 워크아웃을 기화로 부동산 PF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위기설'은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
전체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은 2012년 말 13.62% 대비 2023년 말에는 2.70%로 낮아졌지만,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상황 인식은 심각하다. 시장 불안으로 본PF로 전환되지 않거나 착공이 지연되면서 2~3년 내 주택 공급이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들도 우려스러운 부분 중 하나다.
부실 이연으로 인한 불확실성 지속은 정상적인 사업장에까지 악영향을 주면서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불안을 초래한다. 과거 PF 사태에서 경험했듯 PF 부실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금융회사와 건설사의 건전성을 동반 악화시키면서 경제 전반에 돈맥경화를 초래할 수 있기에 시장 정상화를 위한 근본적 해결 방안이 절실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로드맵의 핵심은 정상 사업장은 충분한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게 지원하고, 부실 사업장은 과감하게 재구조화·정리한다는 데 있다.
시장에서는 금번 대책에 대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침체된 PF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물론 정부 대책에 대한 이해당사자 간 우려도 존재한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공사 중단으로 책임준공 약정을 맺은 건설사 피해가 클 것이라는 우려가 있고, 수요 회복 대책이 빠져 있어 중장기적으로 신규 사업이 위축되고 하도급 업체까지 연쇄반응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 금융회사, 건설사들은 긴밀히 소통하면서 시장 정상화에 힘써야 한다.
우선 금융회사는 PF 채권단으로서 과거 PF 부실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신속한 사업장 구조조정 및 재구조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금융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뢰 회복이 중요하므로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강화 등 금융회사 자체적인 노력도 함께 요구된다.
금융당국은 정책의 일관성, 즉 원칙에 입각한 PF 시장 관리가 중요하다.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은 원활한 자금 공급을 통해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되,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은 과감하게 재구조화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정상적인 사업이 어려운 좀비 사업장의 재구조화가 지연될 경우 불확실성 증대로 건설업과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악화되고 주택 시장 수급 불균형도 심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원칙에 입각한 PF 시장 관리 과정에서 일부 취약한 중소 금융회사나 건설사의 손실이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
이에 금융당국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시적 충격이나 과도한 불안감에 대비하여 시장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 조치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대책이 단기적 성과에 치우친 미봉책에 그칠 경우 PF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채 시간을 허비하는 형식적 결과만을 가져올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김준기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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