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보호·치료 못 받던 ‘학대 피해 장애 아동’ 위한 24시간 쉼터 운용
학대 피해 장애 아동은 학대와 장애라는 두 가지 특수 문제가 복합적으로 결합해 있다. 이 때문에 일반화해 접근하기 어렵고, 이들에 대한 보호 체계도 마련돼 있지 않아 학대 피해 장애 아동은 이중의 고통을 겪는다. 그동안 아동 학대 예방 및 보호 조치에 대한 국가 책임은 강화됐지만, 아동 학대 지원 시스템 내에서 장애 아동에 대한 보호는 미흡했다. 학대 피해 장애 아동은 2020년 장애인 학대 사례의 13.2%(133건)에서 2022년엔 21.1%(250건)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피해 장애 아동은 현재 학대 피해 아동 쉼터에서 보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심리적 어려움이나 문제 행동 등이 심각한 장애 아동에 대해선 종사자들의 돌봄 노력이 2~3배 투입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아동들이 방치되는 2차 피해 상황까지 나타난다. 이 같은 이유로 2021년 7월 ‘장애인복지법’이 개정, 학대 피해 장애 아동 쉼터 설치 운영에 관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 현재 쉼터 10곳이 운영되고 있다.
◇부스러기사랑나눔회, 쉼터 2곳 운용
부스러기사랑나눔회는 학대 피해 장애 아동의 전문적인 보호 체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22년 서울시로부터 쉼터 2곳을 위탁받아 학대 피해 장애 아동을 보호하고 있다. 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학대 피해 장애 아동 쉼터 운영 매뉴얼과 장애 아동 돌봄 종사자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정과 교재도 개발했다. 나눔회 관계자는 “쉼터 종사자들은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인권 감수성을 바탕으로 장애와 학대에 대한 기본 이해와 장애 아동의 복잡하고 다양한 욕구에 대처할 수 있는 관련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협동조합 ‘함께하는연구’도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8개월간의 연구에 참여했다.
나눔회 관계자는 “학대 피해 장애 아동 쉼터는 방임 등 학대로 인해 제대로 돌봄을 제공받지 못했던 장애 아동이 쉼터 내에서 안전하게 생활하며 심신의 안정을 취하고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목적이 있다”며 “쉼터 종사자는 24시간 운영되는 쉼터에서 교대 근무를 하며 장애 유형과 중증도, 나이, 학대 유형 등 특성과 상황이 다른 여러 아동을 긴급 또는 일시적으로 돌보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말했다.
◇쉼터 교육과정·교재 9종 개발
나눔회가 학대 피해 장애 아동 쉼터 관련 종사자를 위해 개발한 교육과정과 교재는 9종에 이른다. △장애 아동의 권리와 학대 △장애 아동에 대한 이해 △장애 아동의 의사소통 지원 등 신규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입문 교육 3종과, △장애 아동의 학대 피해 트라우마 이해 및 지원 △장애 아동의 위생 및 건강관리 △장애 아동의 일상생활 지원 △장애 아동 지원 체계에 대한 이해 등 기본 교육 4종, △장애 아동의 긍정적 행동 지원 △장애 아동 성교육 및 성 행동 지도 등 기존 종사자 대상의 보수 교육 2종이다. 또 종사자를 위한 업무 매뉴얼과 장애 아동 돌봄 매뉴얼 등 학대 피해 장애 아동 쉼터를 위한 운영 매뉴얼도 함께 개발했다. 종사자 업무 매뉴얼은 쉼터를 운영하면서 종사자들이 숙지해야 할 전반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장애 아동 돌봄 매뉴얼은 학대 피해로 쉼터에 입소한 장애 아동에게 종사자들이 어떠한 태도로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윤종선 부스러기사랑나눔회 대표는 “운영 매뉴얼과 종사자 교육과정 및 교재 개발이 마무리됨으로써 초창기 학대 피해 장애 아동 보호 체계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며 “이 교재가 필요한 기관에 널리 보급돼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매뉴얼과 교육 교재는 부스러기사랑나눔회 홈페이지(https://busrugy.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 신청하는 기관이나 시설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교육과 동영상 교육을 실시한다. 문의는 (02)365-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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