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머크 대전공장 기공, 세계적 바이오 허브 기대

머크 바이오프로세싱 생산센터 착공식. 사진=대전시 제공

글로벌 제약회사인 독일 머크(Merck)사(社)가 29일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에서 생산공장 기공식을 가졌다. 머크는 오는 2026년까지 총 4300억 원을 투자해 4만 3000㎡ 규모의 바이오공정 원부자재 생산센터를 건립하게 된다. 머크의 이번 투자는 지금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진행한 투자 중 최대 규모라고 한다. 산업자원부, 대전시. 대한무역진흥공사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활동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대전시 입장에서는 세계적인 바이오허브 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할 수 있겠다.

머크는 1668년 설립 이후 헬스케어, 생명과학, 전자기술 등 과학산업 분야를 이끌어온 글로벌 기업이다. 직원 수는 한국 1730명을 포함해 전 세계 6만여 명이고, 지난해 매출은 총 210억 유로(약 31조 원)를 기록했다. 한국에는 지난 1989년 진출해 경기 평택·안성, 인천 등 총 13곳에 생산·연구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글로벌 기업이 대규모 생산기지로 대전을 선택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대전은 상장기업 57개 중 바이오 기업이 25개나 될 만큼 바이오 인프라가 풍부하다. 대전에 공장을 건립하면 바이오공정 원부자재의 안정적인 국내 공급망 확보는 물론 아시아 지역의 수출 확대까지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KAIST와 머크가 이날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앞으로 합성생물학, mRNA, 세포주 엔지니어링, 오가노이드 등 첨단바이오 분야에 대해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머크와 대전의 만남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대전의 생산공장에서 2028년 말까지 300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산자부 공모가 진행 중인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유치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은 바이오산업의 4대 핵심치료제 분야 중 하나인 '항체·유전자·세포 치료제 분야'를 주력으로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대전은 일찌감치 반도체, 바이오, 국방, 우주항공 등 4대 전략산업에 집중해 왔다. 머크의 대전 진출을 계기로 대전이 세계 1위 바이오 도시인 보스턴을 뛰어넘는 바이오 허브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