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대륙 토속 음악으로 세계인 치유

국립창극단 '만신:페이퍼 샤먼'
무녀의 삶과 소명을 그린 창극

"한 예민한 인간(샤먼)이 태어나 자신의 힘을 발견하고 그 업을 받드는 이야기다."

국립창극단 창작극 '만신: 페이퍼 샤먼'의 연출과 극본, 음악감독을 맡은 박칼린이 29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샤먼들의 이야기를 도구로 인간이 다른 사람과 자연, 우주를 치유하는 모습을 그렸다"고 밝혔다.

'만신: 페이퍼 샤먼'은 영험한 힘을 가진 무녀 '실'을 통해 만신(무녀를 높여 부르는 말)의 특별한 삶과 소명을 그리는 창극이다. 한국 무녀뿐 아니라 5개 대륙의 샤먼이 등장하는 큰 서사를 갖췄다. 창극은 여러 명의 소리꾼이 창(唱)으로 이야기를 엮는 한국 고유의 음악극이다.

'만신: 페이퍼 샤먼'의 음악은 한국의 판소리와 민요, 민속악을 근간으로 만든 소리에 무가(巫歌)와 아메리카·아프리카 등 여러 문화권의 토속음악을 가미했다. 국내 1호 뮤지컬 감독 박칼린이 연출과 극본, 음악감독을 맡았고, 안숙선 명창(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이 작창, 국립창극단원 유태평양이 작창보를 맡았다.

유 단원은 "5개 대륙의 샤먼들이 나오는 작품이어서 그들이 상징하는 대륙에 맞는 음악을 만들어야 했다"며 "한국 전통 선율과 함께 각 대륙의 전통 음악들을 섞어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만신: 페이퍼 샤먼'이 국립창극단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창극단의 소리꾼들은 소리로 이야기를 푸는 데 능숙한 만큼 5개 대륙의 거대한 서사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한국의 전통음악을 하는 창극단이 다른 대륙의 음악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고민도 있었지만 샤머니즘의 원초적 음악은 느낌과 강약 등만 다르지 유사한 점이 많다"며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세계적으로 커진 만큼, 샤먼이 세상을 치유하듯 창극도 다른 나라의 관객들을 치유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작극 '만신: 페이퍼 샤먼'은 6월 26~3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형주 기자]